간밤에 비가 살짝 와서 걱정했는데, 일어나보니 해가 쨍~ 하다가 흐리다가 반복함.
호텔에서 나올 때는 살짝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우산을 펼 정도까지는 아니고, 다행인 건 금방 그침.
더 잘까, 고민도 했는데 뒹굴뒹굴하면서 구글 뒤져보니 피크트램 발견했고, 밤에 가면 사람 대박이라 타기도 힘들고 올라가기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냥 아침에 다녀와서 뭔가 맛있는거 먹으러 가기로 했다.
뭐, 선택은 나쁘지 않았지만 남들이 다 저녁에 가는데는 이유가 있을 듯.
진짜 홍콩은 건물들 엄처 높다... 는 생각만.
중간에 버스 정류장을 잘못 내렸지만, 조금 헤매고 바로 피크트램 승강장 발견.
간발의 차이로 하나 놓쳤는데 어차피 자주 왕복하는 트램이라 크게 상관은 없었다.
아침시간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부지런한 여행객들은 많았음.
그리고 부지런한 여행객들은(나 포함) 너무 일찍 올라간 탓에 전망대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 했고, 그 시간에 유일하게 열고 있는 커피숍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냥 전망 한번 둘러보고 내려갈까, 했는데 배도 적당히 고프고 내려가서 뭔가 먹기에는 못 버틸 것 같길래 커피숍에 들어가서 아메리카노와 닭고기 파이를 주문함.
음... 그냥 풍경값;;;;(73HKD)
하지만 닭고기 파이 위의 저 닭모양 쿠키는 귀여웠음. 내용물은 전혀 안 귀엽고 맛도 없었지만;;;
낮에 보는 풍경도 나쁘지 않고, 하늘만 도와준다면 야경 진짜 끝내주겠구나- 싶었지만 돌아오는 날까지 야경보러 올라가지는 않았음.
경치 구경하다가 트램 타고 다시 내려와서, 오후 목적지가 있어서 호텔로 돌아오기 전에 대충 보이는 차찬탱에 들어갔다.
차찬탱은 그냥 한국식 김밥천국이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더부룩한 속을 안고 호텔로 복귀.
실은 유일하게 일정을 잡은 스케줄이 하나 있었는데, 만다린 오리엔탈의 카페 코제트였음.
여기서 장미잼을 살 수 있다고 하고(전세계 만다린 중 유일하게) 다른 나라 호텔 디저트는 어떨까 싶어서, 다시 뒹굴뒹굴 하면서 호텔 이후 일정 짜다가 한국에서 챙긴 드레시한 원피스에 힐 신고 만다린으로 고고싱.
약간 속은 기분(?) 으로 디저트 해치우고, 장미잼 사서 다시 호텔로 복귀.
확실히 몸 상태가 안 좋기는 했는지 해독주스 챙겨가서 계속 먹었는데도 체력이나 속이 회복이 안 되더라. 이제 아침 비행기 타고 이동은 절대 못 할 듯;;; 탈 거면 그 전 날 미리 공항 와 있거나 해야겠다.
재미있는건 사람들이 일단 광동어를 냅다 던지는데, 난 영어도 잘 못 하고 광동어는 아예 못 하고 중국어만 쓰니까 서로 당황함;;;;
편하게 옷 갈아입고 침사추이로 이동해서 스타의 거리로 이동.
페리선착장까지 구경갔다가 목 마르지만 뭐 먹을 속은 아니라 낮술 한 잔 함.
잔은 라거잔인데, 내용물은 IPA. 72HKD였나, 뭐 그쯤 했던 것 같으니 비싼 금액이긴 했네.
스타의 거리, 왔는데 바닥에 있는게 아니라 난간에 올려져 있어서 1차 당황.
그리고 무질서한 중국인들로 2차 당황,
마지막으로 내가 들고 있는 이마트 재생쇼핑백 보고 비웃던 한국 개저씨들 때문에 빈정상함.
그 와중에 사정봉하고 여명 등 익숙한 이름들은 보여서 반가웠다.
여명 손도장 있는 곳에 아줌마들이 드글드글... ;;;
풍수지리로 유명하다는 페닌슐라 앞도 괜히 구경해보고(복장 때문에 들어가지는 않음)
지하철 역에 입점한 하겐다즈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마켓플레이스 들어가자마자 강하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두리안에 기절할 뻔 하다가
엄청 대용량의 생수통이 보여서 구경하다가
이건 호텔 와서 찍긴 했는데, 납작복숭아가 있길래 한팩 집었다.
순서가 헷갈리는데 심포니 오브 라이트 보겠다고 시간 때우다가 마트플레이스에서 쇼핑했고, 그 쇼핑백 덜렁덜렁 들고 다니다가 한국인들이 보고 막 웃은 것 같은데
아니, 기본적으로 그 쇼핑백 들고 있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걸까?? 진짜 너무 무례해서 참지 못 하고 째려봤더니 그제서야 한국인인 거 알았나 봄.
알아서 입들 닥쳐주더라.
그래, 제발 입 좀 닥쳐..... 대가리 여물지 못 한 티 해외에서까지 팍팍 내지 말고.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생각보다 별 거 없었다.
정말 피크트램 타고 빅토리아 피크 올라가서 멀리서 보는게 제일 낫겠더라. 그리고 보는데 비까지 내려서, 우산 들고 찍었지만 다행히 옆에 앉은 중국인들이 잡아줘서 편하게 촬영했다.
나중에 우산 씌워줘서 고맙다고 하고 쿨하게 헤어짐.
저녁 안 먹고 자긴 심심해서 호텔 맞은편에 이런 곳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아이고 여사님;;;
광동어 모르는 외국인에게 너무 가혹하시네 ;ㅁ;
막 뭐라뭐라 하는데 광동어라 알아듣지도 못 하겠고, 한자로 대충 어떤 음식인지는 알겠는데 거기에 또 선택이 있어서 헤매다가 5분만에 시켰더니 나를 막 쨰려보면서 뭐라뭐라고 함.
빈정상해서 나가려다가, 새로 밥 집 찾는 것도 번거롭고 해서 그냥 먹었는데, 다 먹고 나가면서 결제하는데 눈도 안 마주치고(내가 외국인인걸 그제야 알았나 봄) 나도 쳐다도 안 보고 돈만 건네고 그냥 나와버림.
완차이 지역 벌링턴 맞은 편 1층 식당인데 광동어 모르면 절대 이용하지 말 것.
그리고 2일차 기절... 했다가, 밤에 천둥번개 치는 소리에 놀라서 중간에 한번 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