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미술관 바로 맞은 편에 센트럴 파크가 있었다.
먼저 뉴욕을 여행한 적 있는 직장 동료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센트럴파크를 한 바퀴 조깅해 보는 것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운동화+운동복을 챙겨오지 않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
참고로 그 친구의 추가 추천은 아침 조깅+오픈한 사라베쓰로 가서 아침 식사로 에그 베네딕트를 먹는 것이었다.
공원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넓어서 입구가 여러 군데 있었는데, 입구 쪽에서 자전거 대여도 해 주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자전거 대여하는 장소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 같았지만, 빌려서 탈까... 하다가 그냥 걸어보기로.
엄청나게 넓기도 넓은 거지만, 보이는 잔디밭마다 자리 깔고 누워 있거나 한가롭게 앉아 있거나 놀고 있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 것도 보기 좋았다.
눈 돌리면 어딘가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채워져 있는 풍경들이.
나도 걷다가 피곤하면 벤치에 좀 앉고, 공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예쁜 풍경도 감상하면서 있다가 뉴욕 온 지 처음으로 쥐를 봐서<-;;;; 신기해서 쥐도 관찰하면서 혼자 잘 놀았다....
뭐라더라, 뉴욕 쥐는 세 종류라 지하철 쥐>집 쥐>공원 쥐의 순이라더니, 공원 쥐는 한국에서 보는 애들보다 사이즈가 그리 크진 않더라.
솔직히 말하면 유튜브에서 본 그 사람 무릎까지 오는 것 같은 지하철 쥐를 보고 싶었지만 미국 떠날 때까지 한 번도 구경 못 해 봤다;;;;
공원을 반 바퀴 돌아서 어느 정도 둘러보고 내려오다가 플라자 뉴욕 호텔을 발견했다.
미국 오기 전부터 센트럴 파크에 오면 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나 홀로 집에 2였나?? 케빈이 비둘기 여사님과 우정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등장했던 최종 장면이 떠올라서, 그 비슷한 구도라도 카메라로 남기고 싶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강 비슷하게 나온 것 같아서 흐뭇했는데, 플라자 호텔은 호텔 예약 바우처가 없으면 입장조차 안 되는 것 같았음.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그러고보니 위에 보이는 새가 뭔지 모르겠는데... 그냥 호수 오리인가?? 미국이라 애들 생긴게 한국이랑 다른 걸까??
사람이 다가와도 피하지도 않고, 그냥 슥- 쳐다보고 지나가는 애들은 자유롭게 호수와 산책로를 왔다 갔다 했다. 이게 또 부러웠음.
한국이면 사람들이 하도 위협하니까 애들이 그냥 후다닥 도망가기 바쁜데 말이지.
공원을 좀 더 둘러볼까, 하다가 더 볼 것도 없을 것 같고 해서 사라베쓰로 이동했다.
사진 찍은 방향으로 바로 옆옆 건물인가가 사라 베쓰였다.
야외 테이블도 있었으나, 그늘 진 곳이 은근히 추워서+오가는 사람들 시선에 도저히 바깥에서는 못 먹겠다 싶었다. 그리고 여기 교통량도 무시무시하고;;;;
사라 베쓰는 섹스 엔더 시티? 거기서 등장해서 유명세를 탔다는데 시간대도 마침 애매하고 사람도 많이 안 보여서 들어갔더니 브레이크 타임 직전이었다 'ㅁ'
그래도 내쫓는 일 없이 자리 안내해 주고 브레이크 타임 직전이라는 얘기만 해 주었다.
문제는, 먹어야 할 메뉴가 생각나지 않아서 구글 검색을 했다는 것;;;;
사라베쓰로 검색했더니 이미지가 쫙, 뜨길래 직원한테 메뉴 보여주니까 에그 베네딕트라고... 'ㅁ'
주문한 에그 베네딕트와 음료로 주문한 네 가지 과일 혼합 주스. 자몽+오렌지+... 기타 등등이었는데, 시트러스 계열인데 신맛이 하나도 없으면서 그렇다고 설탕의 과한 맛도 하나도 없었다.
진짜 상큼하면서 달콤한게 뭔지 제대로 알았음.
열심히 먹고 주섬주섬 자리 정리하는데, 대각선 맞은편에 앉은 눈 돌아가게 예쁜 아랍계 미인과 눈이 마주쳤다. 친구들이랑 같이 온 사람이었는데, 친구들 중에서도 유독 예뻐서 미인이다... 하고 감탄은 했지만, 그 사람은 왜 나를 쳐다보고 있었을까??
아시아 여자가 혼자 와서 잘 먹어서 신기했나?;;;;
계산하고, 팁은 따로 직원에게 건네준 다음 사라 베쓰를 나와 향한 곳은 요 근처에 있는 빅토리아 시크릿이었다.
검색해 보니 세 군데인가 나왔는데, 5번가 쪽에 두 군데가 검색되었지만 한 곳은 클로징했는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였다. 나머지 한 곳을 찾아 빙글빙글 돌다가 눈 돌아가게 비싼 브랜드들 즐비한 거 보고 여기가 한국으로 치면 명품거리겠구나... 싶었다.
가게마다 문 지키고 서 있는 보안들도 있고 말이지... 으음;;;;
겨우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 찾아서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매장이 화려하지는 않았다. 규모는 큰데 뭔가 영업종료 직전이라는 느낌적인 그런 느낌....
가볍게 둘러보고, 한국쪽 지인들이 활동할 시간같아서 카톡 몇 개 보냈는데 답이 없길래 속옷 몇 개만 사서 나왔다.
그 사이에 이미 저녁 시간이 되서 하늘이 깜깜해져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타임 스퀘어였지만, 그 전에 호텔에 잠깐 들리기로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