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는지, 아니면 적응 중인건지 이튿날은 늦잠자려고 버둥거렸는데 한국 시간에 맞춰진 내 뇌가 깨 버렸다.
현지 시간이 아마 7시였나....
너무 늦은 것도 아니고 빠른 것도 아니고, 어쨌든 더 이상 잠도 안 올 것 같길래 준비하고 나가기로 했다.
아침을 뭘 먹을까, 하는 고민도 했었고 실제 베이글 가게도 검색했지만.... 귀찮아서 포기.
어차피 호텔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정 안 되면 거기서 때울 생각을 하고 나왔다.
호텔에서 나오면 항상 보이던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한참 가는데, 첫 날에는 미처 잘 보지 못 했던 가게가 하나 있었고, 아무래도 터미널 주변이라 그런가 의외로 레스토랑이 많더라-짧고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 종류의.
그리고 사진은 안 찍었지만 비스트로 마켓 플레이스라고, 저 다리 반대편으로 간단하게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당이 하나 있어서, 거의 아침은 여기서 해결했다.
커피에 이것저것 적게 담긴 했지만 저렇게 해서 8천원이었나??
물가 대비하면 상당히 싸게 먹은 기분이었고 실제로도 꽤 푸짐하게 먹었다.
저것보다 훨씬 더 많이 담았을 때도 한국돈으로 15000원은 넘지 않았었음.
간단하게 때우면서 어딜 갈지 고민했다.
지도 보니까 브라이언트 파크가 근처에 있고, 간 김에 자유의 여신상과 월스트리트를 구경하기로 결정.
브라이언트 파크 가는 길.
확실히 미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건 다른 것보다 이렇게 길에서 뿜뿜하는 증기??
영화든 뭐든 이런 이미지가 많으니까.
한 10분 좀 안 되게 걷다 보니 뉴욕 도서관 건물이 보이면서 브라이언트 파크 안내표지가 나오고, 온 김에 블루보틀을 가 보기로 했다.
아침 먹으면서 커피는 마셨지만 그건 식사용의 음료수였고(!!) 여기까지 왔으니 남들 마시는 건 마셔줘야 겠다는 심산으로.
길 좀 헤매다가(가게를 못 찾아서) 공원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발견한 블루 보틀.
헤맬 수 밖에 없는게, 내가 갔을 때는 한창 이 가게가 있는 건물 주변이 온통 공사중이라 어수선했다.
뭘 마시면 좋을지 몰라 케냐 드립으로.
아침 시간대로-아마 오전 10시가 좀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날씨가 꽤 추웠다.
가벼운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도 꽤 쌀쌀했음. 생각해보니 이 코트가 그냥 추운 재질 같기도 하고....
커피 들고 공원 안에 들어왔는데, 공원이 겨울 개장 준비로 공사중이라 뭔가 되게 어수선했다.
그거 보면서 이래저래 여행 날짜를 잘못 선택했구나~ 하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나와라!! 꼬맹이 광음!!!!
나중에 한국 와서 사람들이 뭐 했냐고 물어보길래 이 사진 보여주니까, 인형만 데리고 다닌다며, 인형이 호강한다며 난리들이었음.
부드럽지만 신 커피를 마시고, 자유의 여신상으로 가는 루트를 검색하는데 타임스퀘어 역까지 걸어가라는 안내가 나왔다.
걸어서 3분?
지하철 앱을 깔았는데, 이 앱이 한 정거장 정도는 그냥 걸어가라고 추천한다..... 이거 뭐지;;;;
어쨌든 걸어서 타임스퀘어로 고고싱.
지도 켜고 걸어갔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놀랬다.
날씨가 참 괴랄맞은 게, 해가 났다가 구름이 잔뜩 꼈다가 난리도 아니었음.
그리고 타임스퀘어는 대충 확인만 하고, 구경하는 건 나중에 밤에 하기로 했는데 알고 보니 대낮에 볼 게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 돌아와서 후회한 것 중 하나가 낮의 타임 스퀘어 구경을 안 했다는 거.
그러고보니 뉴욕 도서관도 안 들어가 봤네. 브라이언트 파크만 세 번을 갔다왔는데 'ㅁ'
탈 때마다 느꼈지만 정말 더럽고 지저분한 뉴욕 지하철.
그런데 인건비 때문에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로 용역을 쓰는 아시아 지하철은 깨끗할 수 밖에 없다고.
이렇게 되면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할 수가 없겠네.
다만 아시아쪽에서 전철을 탔던, 그 청결함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선진국이라는 동네의 지하철이 이 모양인 것에 충격받고 멘탈이 와장창 되겠지만<-간접체험과 직접 체험의 차이랄까, 정말 생각 이상의 더러움에 깜짝 놀랐다;;;
전철 타고 사우스페리 역에 도착해서, 배터리 파크 안내판을 봤는데....
멍 때리다가 사람들이 우르르 움직이길래 따라간 곳이 사우스페리를 타는 선착장이었다.
타고 나서야 내가 뭔 짓을 했는지 알았음.
뭐, 구경은 나쁘지 않았다.
시간도 생각보다 허비하지도 않았고, 스케쥴대로 빡빡하게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스트레스 받을 법 한 루트지만 한 번 타고 왔다갔다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게, 살짝 관광지와 거리가 있을 법한 교통 수단을 타고 왕복하는 느낌이었음.
하지만 자유의 여신상을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었기에 배터리 파크로 향했다
요즘 다들 환경문제에 예민해졌는지 어쨌는지, 양봉통이 꽤 많이 보이더라.
여전히 오락가락 하는 뉴욕의 하늘.
비는 안 왔고 꽤 쨍 한 하늘이 보이다가 안 보이다가를 반복하면서 기온도 왔다갔다 했다.
꽤나 건방지게 앉아 있던 비둘기.
여기는 그나마 비둘기가 보였는데, 아일랜드로 들어가니까 사방 갈매기 천지였음.
티켓을 끊고, 나름 심각한 보안검색대를 지나 스테이츄 아일랜드로~
사람이 없어 보이지만 저 너머가 보안구역이라 진입이 안 될 뿐이었고, 실제로 배 타는데까지 거의 30분 소모한 것 같았다.
사람이 아주 많은 시간대는 아니었음에도 워낙 많이들 와서 그런지, 게다가 보안검색대가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림.....
그리고 배가 출발했다. 스테이츄 아일랜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