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1

旅行/2017 뉴욕 2018. 1. 18. 19:15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주변에서 뉴욕 관련 이야기를 듣고 그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실은 장거리 여행 한 번 해 보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10월 말에 가게 될 지 어떨지 몰라서 3월 초에 회사에 얘기했고 컨펌까지 받아서 그 뒤 일주일동안 항공권과 숙박을 해결했다.
비행기는 아시아나, 호텔은 이베로스타 파크 애비뉴(Iberostar 70, Park Avenue)였는데 호텔은 위치가 정말 끝내줬다.
왠만한 곳은 다 걸어서 갈 수 있었고, 그랜드 센트럴이 지척인데다 엠파이어 빌딩이 걸어서 10분밖에 안 걸렸음.

뉴욕 간다니까 다들 쇼핑하기 정말 좋다고 더 난리가 났는데, 마침 같은 날짜에 갔다 온 사람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본인 갔을 때는 엄청 추웠었다고, 나보고 옷 잘 준비해 가라고 그래서 얇은 겨울용 코트를 가져갔다가..... 망했다.

날씨가 좀 희한했음. 추웠다 더웠다가 난리난리;;;

어쨌든 공항으로 가서 체크인 후 면세품 찾고 배고파서 밥을 먹었는데(시간도 여유있게)



....이것을 시작으로 일주일은 쌀 밥은 먹지도 못 하겠다는 강력한 예감이 느껴졌고, 그대로 되었다.....;;;

밥 먹고 게이트 가서 혼자 놀고 있는데, 시간 되니까 탑승객 줄 세우더라.
그리고 비자 있는지 없는지 다시 확인.
체크인 카운터에서 확인하고 탑승전에 또 확인하고 환승하면 어디로 가는지까지 확인하더라.

시간 되서 비행기 올라타는데, 일단 2층짜리는 처음 타 봤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항공사와 코드셰어를 했고, 단체 관광이라고 여겨지는 한국인들이 엄청 탔다.

내 자리는 2층 맨 뒷자리 창가쪽.



옆에 따로 수납함이 있어서 좋았는데, 이게 닫고 열기가 편하지는 않더라.... 그냥 열어놓고 있었다. 괜시리 앞에 앉은 사람도 신경쓰이고 말이지.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오래 있다 보니 쥐가 나는 다리를 풀어주려 일어나서 왔다갔다 하면서 두 번의 기내식과 한 번의 간식이 나왔다.



첫 번쨔는 무슨 보쌈이랑 선택 메뉴였는데, 보쌈이 품절ㅋㅋㅋㅋㅋ
그냥 있는 거 달라고 해서 먹은게 닭... 뭐시긴데 괜찮았고, 실컷 자다가 깼는데 물 주길래 받았더니 손에 저걸 쥐어줬;;;;

마지막은 감자 뭐시기였는데 하여간 저것도 선택이 안 되서 그냥 먹었다.
먹는 거야 별 신경 안 써서 나쁘지는 않았는데, 여하간 아시아나 기내식 최고!!!!

문득 기내가 어두워져서 혹시나 해서 블라인드 열어봤더니, 태평양에 진입해서 날짜 변경선을 넘었는지 바깥도 엄청 깜깜했다.

 



이건 알래스카쪽인지 어디쪽 근처 지나갈 때.
항로 지도에는 분명 태평양 위를 지나고 있는데, 날짜 변경선 기준으로 하늘색이 다른데 신기해서 한참을 보는데 별도 잘 안 보이고 해서 다시 취침....

그러다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기내 조명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하고, 나도 블라인드를 아예 열었다.



오오~ 미국이다!!!!
웃긴 건 이때까지도 여행 일정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무대책이 아닐 수 없었는데, 어차피 다니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것도 있었고, 혼자 다니는 여정이라 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마지막 기내식을 먹고 뉴욕 근처에 오니 제트 기류가 사정없이 몰아치더라.
연신 터뷸런스 외쳐대고 비행기는 정신없이 흔들리는데, 정말 기류가 비행기를 때리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었다.
그리고 뉴욕 공항에 착륙할 때도 뚝 떨어지듯이, 진짜 땅에 부딪칠 것처럼 휙 떨어지면서 도착했다.
이 때는 좀 무서웠음....

동생한테 뉴욕 도착했다고 카톡하는데, 잘 자라고 답이 왔다.
현지 시간 오전 11시 50분.
한국 시간 새벽 1시..... 그래, 자야지.... ;;;;



긴 통로를 지나고 출국심사대를 지나서-생각보다 까다롭지는 않았다-캐리어 찾고 입국장으로 들어서는데, 여기서부터 대 혼란.
아무리 봐도 맨하탄으로 들어가는 리무진 버스 티켓 판매소나 그 비슷한 게 안 보여서 휘둥거리다가 안내데스크에 물어봤더니,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켰다.
뭔가의 유니폼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아저씨가 있길래 18불 내고 티켓 구입 완료....



차 왔다고 나를 데리고 어딘가로 향하는데, 비주얼이 내가 알고 있는 리무진 버스가 아니었다.
뭔가 흔한 트럭 느낌??
짐 싣는 곳도 차량 바로 뒤에 오픈해서 집어 넣고, 마치 그 뭐냐, 미국 영상물에 나오는 스쿨버스 같은 모양새였는데 승차감도 더럽게 안 좋았다.

몰랐는데 공항 리무진은 따로 있었다.
내가 탄 건 아마 다른 종류였던 듯....

버스 타고 가는데 우당탕탕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캐리어가 막 날아다니고 있었다;;;;
결국 원래 달려 있던 악세서리가 그 와중에 도망가버림.

그 와중에 잠이 쏟아져서 미치는 줄;;;; 

체크인 할 때만 해도 멀쩡했는데, 어째서?!!



도착할 땐 해가 나더니, 맨하탄으로 들어가면서 비가 왔다.
그랜드 센트럴이라면서 내리라고 기사 양반이 손짓하는데 그 와중에 짐 내려주고 팁은 착실하게 받아 가던....

캐리어는 양 손에 하나씩, 비는 오고 여기가 어딘지 구글 지도를 켜고 모르겠고....
비 맞아가면서 근처에 마침 경찰이 있길래 호텔 주소를 보여주니까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이리이리 가라고 가르쳐줬다.

가르쳐준 길 따라서, 구글 지도 켜서 따라가니까 생각지도 못 한 장소에 호텔이 있었다.
너무 정신이 없었고+시차 영향으로 시간도 제대로 확인 못 해서 체크인 시간이 안 된 줄 알았는데, 짐 좀 보관해 달라고 하니까 데스크 직원 표정이 딱 요거 -ㅅ*

키 받고 캐리어 끌고 객실로 올라가는데, 호텔이 전반적으로 오래 된 느낌이었다.


달깍달깍거리는 아날로그 감성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객실로 들어갔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뉴욕 호텔 치고 방이 작지는 않은 듯 싶었다.

욕실 공간도 충분하고, 방도 꽤 널찍하고, 방문 바로 뒤쪽에 캐리어까지 수납 가능한 별도의 공간이 있었는데 금고도 거기 같이 있어서 코트랑 옷이랑 다 꺼내서 걸어놨다.

문제는 실내화가 없었지만, 마침 가져간 게 있어서 해결.

몰랐는데 실내화가 안 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단다. 그럴 때는 카운터에 문의하면 바로 준다고.

정리하면서도 계속 잠이 쏟아지는데, 이 때 잠들어버리면 여행도 끝장난다는 여러 사람의 경고 및 충고에 따라, 어떻게든 저녁까지 버티려고 선택한 일정이 그랜드 센트럴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었다.

그리고 수면욕과 동시에 정줄 놓고 카메라 방에 두고 나와버림;;;

어쩔 수 없이 폰카로 찍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괜춘했다.

우선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그랜드 센트럴이 보이길래 고고싱. 저 멀리 보이는 초록색 버스가 오소리티 터미널까지 가는 '진짜 공항 리무진'!!!

 

천정의 금색이 진짜 금으로 바른 거라니, 놀랍;;;;

내가 올라가서 찍은 계단쪽에 아이폰 8 시리즈 시연 행사장이 있었는데, 340불만 추가하면 아이폰 6에서 아이폰 8으로 바꿔준다는 광고가 있었다.

하지만 바꿀 생각은 없었으므로 패쓰.

지하 푸드코트도 대강 둘러보고, 이리저리 길 찾아서 다니다가 무사히 메트로 카드를 구입한 뒤(이상하게 카드가 안 되서 직접 구입을 했는데, 결국 카드 때문에 삼일째 일정까지 아주 삽질을 하게 됐다)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으로 이동.

 

우왕.... !!!

입구에 들어가서 표 끊고, 가이드북 들고 돌아다니는데 미친듯이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말 미친듯이.

 

사진 몇 장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 이것도 언제 찍었는지 모르겠다;;;

졸면서, 어떻게든 남겨놔야 나중에라도 볼 수 있지!! 라는 각오로 찍은 것 치고는 괜찮게 찍혔다....

가끔 정신 차려보니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가방 끌어안고 잠들어 있는 내가 있었다;;;

한 두어 번??

그런데 뭐, 계단에서 조는 사람이 나 말고 많더라. 미술관이 넓기는 얼마나 넓은지;;;;

한국 와서 후회한 것 중 하나가, 차라리 둘째 날이나 마지막 날 여길 갔어야 했는데, 잠 꺨려고 갔다가 못 보고 놓친게 너무 많다.

지나가다가 보인 한국관 관련 안내문.

2월 6일날 다시 오픈한다니까, 그 이후로는 볼 수 있겠지.

마침 할로윈 시즌이라고 노랗게 누렇게 이것저것 호박 장식이 많이 되어 있었다.

놀라웠던 점 하나는, 미술관이고 편의점이고 여기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개를 데리고 들어왔다는 거 'ㅁ'

그리고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외려 반려견 혹은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허용하는 장소가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늘어지는 몸과 쏟아지는 잠을 애써 눌러가며 호텔로 들어가려다가, 문득 밤에 자다가 깨서 배고프면 이도저도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랜드센트럴 지하의 쉑쉑버거를 갔다.

밀크셰이크와 무슨 치즈 포테이토... 랑 뭔 버거였는데 생각이 안 남;;;

도저히 먹고 씻는 건 안될 것 같길래, 샤워하고 이거 먹다가 어느 순간 블랙 아웃.

잠깐 잠들었었던 모양인지 11시 정도에 눈을 떴는데, 목이 무진장 말랐다.

호텔 데스크에 물어보면 가까운 편의점을 알려주지 않을까 싶어서 내려갔는데, 물 어디서 파냐고 물어봤더니

'너 방에 돌아가 있으면 우리가 갖다 줄게.'

 

응??

그리고 룸 서비스로 물 도착.

당연히 룸에 구비되어 있는 물통이 있긴 있었지만, 한 개당 4 달러였나??

그리고 그거 안 먹을 거라고 아예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인지, 정말 아무렇지 않게 저그에 가득 얼음이랑 담아서 갖다 줬다.

야밤에 갈증까지 해결하고, 이렇게 첫 날 종료.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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