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택시 투어.

 

솔직히 나는 택시 투어는 별로... 라고 생각했고, 그냥 우리 셋끼리 일반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구경하는게 더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었는데 A가 적극 추천해서 예약하게 되었다.

일반 대중교통보다 택시로 이동하는게 더 빨라!!! 라고 해서 예약을 하긴 했는데...

 

A를 통해서-정확하게는 A의 회사 동료가 대만 여행시 예약한 택시 기사를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알게 되서 소개 받았음-기사 아저씨하고 라인으로 먼저 얘기를 해서, 몇 월 몇 일, 몇 명이서 택시 예약을 하고 싶다.... 라고 진행했다.

소개받은 명함은 호호 투어 제이슨 아저씨.

뭔가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오고 갔었는지 예약을 하긴 했는데, 투어 전날까지 너무 과하게 친절을 베풀어서 정말 의심스러웠다.

알고 보니까 A의 회사 동료가 이 아저씨한테 미리 얘기를 했었다고 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인데, 잘 좀 부탁한다고.

 

....그럼 그런 일이 있었다고 미리 이야기를 해 주던가, 밑도 끝도 없이 기사 아저씨의 일방적인 친절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시도 때도 없이 톡이 오는 건 기본이오, 일하고 있는데 쉬러 들어와서 전화기 열어보면 라인 챗이 막 몇 통이 부재중으로 떠 있고....

 

이유를 모르는 과잉 친절에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은 상태에서 대만을 가게 됐다.

어떤 식의 친절이냐면, 공항에 도착하면 내가 픽업을 해 주겠다, 뭘 해 주겠다, 어디를 에스코트 해 줄까.... 뭐 이런 식인데 일면식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분명히 우리 일정이 이러저러하니 괜찮다, 는 메세지를 수 차례 보냈지만 우리 일정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한 태도의 기사 아저씨로 인해 같은 내용의 대화를 몇 번이고 반복해야 했다.

기사 아저씨는 부탁받은 내용이니 예약을 시도한 나한테 이런저런 친절을 베푸는 거겠지만,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 한 내 입장에서는 이 사람 왜 이래??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음.

 

 

어떻게 보면 여행 출발부터 몸이 정상은 아니었네.

택시 투어 직전에야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예약 시간이 되서 미리 준비하는데, 8시였나, 7시 50분이었나 라인 챗이 부재중으로 떠 있고 메세지가 와 있었다.

아침 먹었냐고, 안 먹었으면 우리가 사다 주니까 먹지 말라고.

 

 

 

더욱 놀란 건 아저씨가 이미 우리 숙소 앞에 와 있었다는 사실이었는데, 진짜 놀래서 후다닥 뛰어 나갔더니 예약한 제이슨 아저씨와, 다른 기사 아저씨가 같이 나와 있었다.

사진의 밀크티와 샌드위치를 아침으로 받고 나서 읭? 하는 표정으로 아저씨들을 보는데 원래 제이슨 아저씨를 예약했지만 우리 이전에 선 예약이 있어서 아저씨 동료가 우리를 데리고 투어하기로 했다고.

말인즉슨, 두 팀이 같이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샌드위치는 차 안에서 먹나.... 하고 있는데, 아침 주느라고 일부러 일찍 왔단다. 숙소에서 먹고 천천히 준비하고 나오라고 해서 고맙다고 얘기하고-아, 이건 진짜 고마웠다. 생각지도 못 한 선물인데다가 어쨌든 우리를 위한 배려였으니까-숙소로 돌아가서 친구들한테 내용 전달.

 

샌드위치 먹고, 마저 마무리하고 나갔더니 제이슨 아저씨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그... 동료 기사 아저씨 닉이 있었는데 생각이 잘 안 난다... 아이디는 배트맨이었음;;;;

 

언어 소통 문제로 내가 조수석에 타고, 친구들은 뒷좌석에 타고 가는데 문득 생각나서 물어봤다.

버스로 야류 가는 것보다 택시로 가는게 더 빠르냐고.

 

기사 아저씨 왈, 아니란다.

어차피 도로가 하나밖에 없어서 택시나 버스나 야류까지 가는 거라면 오히려 버스가 더 빠르다고 한다.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서 코스 얘기하는데, 어차피 팀으로 움직이는 거라 코스 짜는 건 별 의미가 없었음.

 

야류-스펀-진과스-지우펀의 뻔하디 뻔한 코스였다.

 

그리고.... 분명 타이페이는 해가 쨍쩅했는데, 야류쪽으로 가면 갈 수록 비바람이 무시무시하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날씨가 안 좋으니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도 아주 난리가 났음.

파도가 넘실넘실, 비가 푸파파팍.

 

그리고 기사 아저씨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보여주는데....

 

왜 택시 '투어'인지 그제서야 알았다.

택시 기사가 가이드였음;;;

포인트 딱딱 다니면서 여행 사진도 같이 찍어주는, 그런 역할이었다 -_-

 

 

사진이라 별로 티는 안 나는데, 파도가 장난이 아니었고 내 얼굴을 때리는게 바람인지 비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그리고 야류 도착했더니 누군가의 우비가 찢겨져서 팔랑팔랑 날아가고 있더라.

A는 야류에서 모자 날라가는 바람에 잃어버림;;;;

 

 

 

오랜만의 야류.....

 

입구에서 제이슨 아저씨를 만났는데, 아저씨는 선 예약이 되어 있던 한국인 가족들을 대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기사 아저씨들과 내 친구들과 한국인 가족들 사이에서 나는 철저하게 통역이었다....

 

 

이 폭풍우-거짓말 안 보태고 진짜 딱 그 느낌-속에서 개가 여유롭게 다니길래 신기해서 한 컷.

 

여왕 바위에서 우리 셋이 단체 사진.... ;;;

 

야류지질 공원 입구에서부터 기사 아저씨들 설명이 시작되는데, 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별 감흥이 없어서 그냥 이런저런 거다~ 라고 J랑 다른 가족들한테 대강 전달했다.

그리고 사진 어마어마하게 찍혔다.

정말 말 그대로 찍혔다.

이 포인트에서 이 포즈, 저 포인트에서 저 포즈... 이런 식으로 한 장소마다 사진을 한 대 여섯장 찍었고, 야류에서만 이미 사진이 기사 아저씨들 휴대폰+친구 폰+내 폰 합쳐서 300장을 넘어가고 있었다.

 

아저씨들 휴대폰으로도 찍고, 우리 휴대폰도 가져가서 찍고 난리도 아니었음.

 

여왕바위쪽으로 가서도 막 아저씨들이 신나서 이런저런 얘기 해 주는데 내가 너무 표정이 없으니까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재미없냐고 물어보더라.

 

솔직하게 아저씨들한테 얘기했다.

난 지금 대만만 다섯 번째 오는거고, 야류도 처음 오는게 아니라고.

뭐가 뭔지 알고는 있지만 제이슨 아저씨네 팀이랑 우리쪽에 친구 하나가 대만 처음이니, 얘기해주시면 그냥 전달만 할게요~ 라고.

 

비바람이 몰아치지만 아저씨들이 알고 있는 필요한 포인트만 딱딱 찍더니, 정말 야류에서 30분도 안 되서 스펀으로 이동 준비를 했다.

 

 

이 날씨에 천등 날리러.... 'ㅁ'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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