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부터 11월 26일까지, 4박 5일로 대만 다녀왔다.

 

둘 다 공항에서 일할 때 알게 된 친구들인데 원래 자주 만나던 J라는 친구와 작년 3월이었나?? J가 대만은 한 번도 안 가 봤다고 하고, 가고 싶어해서 반쯤 농담삼아 가을에 한 번 가자... 라고 했는데, 진짜 가게 됐음.

같이 간 A라는 친구는 대만-타이페이만 세 번 갔다고 하고, 만나서 일정 얘기하다가 1박 2일은 까오숑에서, 2박 3일은 타이페이에서 지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J한테는 미안하게도, 처음 관광하는 여행자가 가야 하는 유명 스팟을 우리가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삭제해버렸다.

 반쯤 A가 주장하는 대로 움직인 것도 있었지만, A가 밀어붙여서 택시투어도 해 봤으니 이번에 참 별 짓을 다 해 봤다.

 

 결론은.... ....4박 5일동안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항공은 캐세이퍼시픽-J는 남편이 아시아나라 그걸로 따로 왔음-숙소는 까오숑과 타이페이 모두 호스텔이었는데, 까오숑 숙소가 좀 안 좋았음(내가 예약했는데 실패했다)

 

 

6시쯤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셋이 다 길이 엇갈려서 A는 날 기다려서 같이 들어가고 J는 아시아나라 체크인 먼저 하고 들어가 있기로 했다.

2016년에는 세 번이나 공항을 이용해 봤네.... ;;;

 

셀프 체크인하고, 수하물 처리를 A에게 맡기고 나는 모바일센터로 가서 와이파이 에그 대여 완료한 뒤 출국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또 헤어짐.

 

안에서 먼저 들어갔던 J를 만나고 A와 만나서 셋이 커피 타임.

그마저도 얼마 안 되서 헤어지긴 했는데, 처음 대만에 가는 J가 무척 불안해했다. 대만 공항에 와이파이 있으니까 그거 쓰라고 얘기하고, 정 안되면 문자하라고 했음.

그리고 잠깐 바이바이.

 

 

A와 나는 탑승동으로 이동해서 캐세이 탑승 고고~

비행기가 업그레이드가 됐는지 예전 캐세이 느낌이 전혀 아니었다. 뭐가 막 좋아졌음.

 

별 다를 게 없던 건 기내식 메뉴....

 

약 두 시간 정도를 비행하고 드디어 대만에 입국!!

 

나로써는 거의 2년 만에 오는 대만이었지만... 그런데 아무 감흥이 들지 않는다.

옆에 앉은 A도 그냥 표정이 시큰둥. 저 멀리 보이는게 화련 협곡 산맥이라던가, 뭐 그랬던 거 같음.

 

안 그래도 출발할 때 대만 날씨 안 좋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애써 현실 부정을 했는데...

대만에 있는 4박 5일 동안 비내리는 날씨를 거의 벗어나지 못 했다.

그 바로 전 주는 날씨가 엄청 좋았다고 했음. 그때 갔다 온 사람들이 대만 다 덥다고 얘기했고, 날씨 되게 좋았다고 해서 비가 와도 그렇게 많이는 안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다 내 희망사항이었다.

 

타오위안 공항 도착.

입국장에서 심사 받고 짐 찾아서 나와 곧장 아시아나 입국장인 2터미널로 향했다.

 

그런데, 어라....

 

아무리 기다려도 J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대여해 간 에그가 신호가 영 불량이라 제대로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못 했고, 문자도 보내보고 전화도 해 봤지만 J에게는 아무 반응이 없었음...

 

일단 너무 더워서 난 옷 갈아입으러 화장실 고고.

 

옷 갈아입고 나와서 조금 있다보니 한 쪽에서 나와 있던 J와 만났다. 셋이서 동시에

 

"어떻게 된 거야!!!?"

 

를 외쳤는데, 알고 보니 우리보다 더 늦게 출발해야 할 아시아나였지만 인천공항에서 국적기 우대를 받아 캐세이보다 먼저 뜬 것.

무려 우리보다 20분 전에 도착했다고 한다.... 연락해도 연락은 안 되지(우린 비행기 안이었으니까), 혼자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안에서 막 동동거렸다고 ;ㅁ;

 

그리고 난 하도 오랜만에 온 대만공항에 익숙하지 않아서 U버스를 타기 위해 그 안을 두 바퀴나 돌았다;;;

결국 물어서 버스 티켓 사는 곳과 정류장 위치를 확인하고 이동.

 

티켓 먼저 구매해야 버스를 탈 수 있게 되어 있더라. 예전엔 동전 내고 걍 탔는데;;;

1인당 30원으로 올랐음.

 

 

타오위안 고속철 역에 도착해서 한국에서 미리 예매한 티켓을 받고

 

본격 먹자 타임.

여자 셋이서 맥주 두 캔씩이랑 편의점 어묵이랑 육포까지 알차게 먹었다.

잠깐 화장실 가느라고 자리 비웠었는데, 우리 뒤에 앉아 있던 일본 아저씨들이 우리보고 잘 먹는다고 그랬단다. 그러면서 A가 먹을 겸사겸사 챙겨온 김이 제법 됐었는데, J랑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사이드 백에서 김들을 막 꺼내니까 그거 보고도 놀라워 했다고.

 

우리가 일본어 모르는 줄 알고 아저씨들이 떠든 것 같았는데, A가 저 아저씨들한테 김 줄까말까 고민할 정도로 김에 대해 엄청 관심을 보였었다고.

 

대만에 왔으니 이걸 마셔주고 ㅋㅋㅋㅋ

시간 되서 고속철 탔더니 제일 사장한테 연락이 왔다. 1번 출구 쪽 스타벅스 앞에 있을 테니까 잘 찾아서 나오라고.

고속철 속도와 불량한 접속률의 에그 때문에 와이파이가 뚝뚝 거리는 와중에 용케 연락이 닿았다.

아, 진심 둘째날까지 와이파이 에그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원래 친구들이랑 가서 제일 사장은 안 만나려고 했는데....

 

내 친구면 자기 친구도 된다면서 마중 나온다고 했다. ;ㅁ;

너무 고마웠어 ㅠㅠㅠㅠㅠ

 

주어잉 역에 도착했더니 거기도 이미 비가 한바탕 쏟아지고 난 이후였다.

나가니까 바로 1번 출구였고, 이미 와 있는 제일 사장이랑 만났다.

친구들이랑 잠깐 인사타임 나누고-A는 중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고, J는 간단한 말만-주차장에 있는 차에 탑승.

그 새 차를 바꾼 줄 알았더니 2년 전에 봤던 벤츠 스포티지였다.

몰랐는데 나나 내 친구들이 한 체격해서 그 차가 결코 큰 게 아니더라... 'ㅁ'

 

대만 왔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좀 속상하다고 얘기했더니 내가 와서 비가 오는 거랰ㅋㅋㅋㅋㅋ

 

뭐라는 거얔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진짜 그 날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단다.... -_-

이쯤되면 나나 내 친구들 중 하나가 아메온나 같은데(雨女), 그냥 내 친구들 중 하나라고 믿을래... -_-

 

까오숑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해선 음식집에 데려다 주었다.

쯔옌은 학교 가서 아직 안 왔고, 사장 부인은 일이 있어서 마중 못 나왔다면서 내일 만나자고 약속하고 우선 우리한테 저녁 대접을 해 줬다.

 

그러면서 여전히 나한테 '취두부 못 먹어?'라고 말하면서 장난쳤음.

그걸 어떻게 먹겠어!! 라고 하는 내 반응이 재밌나보다... ;;;;

J는 이 날 취두부가 어떤 냄새가 나는지 처음 알았다고 했다. 그 전까지 취두부가 뭐냐고 계속 물어봤는데, 이 해선 음식점에서 취두부도 같이 팔았거든....

 

궁금하면 먹어볼래?? 했더니 냄새 맡아보곤 바로 거절.

 

저녁 다 먹고 다시 제일 사장 차로 까오숑에서 머물기로 한 리우허 쑤 호텔로 향했다.

주소 얘기해주니까 '거기 시끄러운데 괜찮겠어?'라고 말해주던.

 

왜인가 했더니, 진짜 호텔이 리우허 야시장 입구에 위치하고 있었다.....

야시장 입구에 있는 한 건물 12층이 다 호텔이었는데, 이름만 호텔이고 그냥 장급 모텔.

체크인하는데 뭐가 문제였던 건지 확인이 안 되서 내가 바우처 보여주고, 제일 사장이 뭔가 얘기해주고... 겨우겨우 키 받아 들고 룸으로 들어갈 수 있었음.

건물 자체가 오래된데다가, 알고 보니 이 호텔 빼고는 다른 층은 다 비어 있어서 빈 건물에서 나는 냄새까지 뒤섞여 묘한 분위기였다.

방음은 물론이거니와 보안도 좀... 그랬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호스텔 검색해서 가는 거였는데, 어차피 이틀만 자면 되니까 그냥 참기로 했다. 더 웃긴 건 호텔에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 수건이 없고 종이 타월이랑 종이 수건 외 제대로 된 타올이 없어서 염치불구하고 J한테 수건 빌렸다.... ;;;

약간 이른 시간이라서 저녁에 뭐 할 거냐고 제일 사장이 묻는데, 딱히 갈 데는 없고 잘 모르겠다... 라고 했더니, 드림몰 가게 되면 벽력샵에서 물건 살 때 쓰라고 자기 회원 카드를 나한테 줬다.

나중에 줘도 된다고. 그러고보니 그거 사진을 안 찍었네;;;;

 

그리고 나랑 내 친구들 대만 온 기념이라고 누가 크래커를 선물로 줬음.

문제는 이 누가 크래커를 원래 우리가 대신 부탁한 물건들인데, 얼마 안 되니까 그냥 선물로 챙기랜다.

 

 

까오숑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누가 크래커였음.

이쪽 사람들도 줄 서서 사 가는 물건이라고.

맛있긴 진짜 맛있었다.

 

새벽부터 나와서 피곤하니 어딜 가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고, 어디 가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리우허 야시장만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배도 부르니까 딱히 뭘 먹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J가 기념품 산다고 둘러보긴 했는데 마땅해 보이는 것도 없었음.

돌아다니다가 약국에서 강위산(소화제) 산 거 빼면 이렇다 할 만한게 없었는데, 이 소화제 정말 좋았던게 먹으면 바로 싸아~ 하면서 내려가는 기분이 확실했다.

한국와서 부모님한테 드렸더니 드셔 보시고서는 확실히 좋다고 하셨음.

 

리우허 둘러보고, 숙소 들어오는 길에 있는 과일 매대에서 석가 과일 하나 사고 편의점에서 맥주 사서 올라왔다.

 

 

그리고 본격 인천공항에서 산 와인+맥주+석가+견과류 맛 김으로 파티 타임으로 1일차 종료.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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