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약 한 시간 정도 간 것 같은데(중간에 한 번 환승하고), 사람들 많이 내리는 곳에 내리니까 금각사가 있었다.

 

일본 살고 온 친구들은 금각사보다는 은각사를 추천했지만, 나야 뭐 초행인데다가 금각사가 관광지로써는 유명하니 금각사를 선택했다.

 

 

 

 

800엔이었나... 입장료 내고 부적같이 생긴 입장권을 받아드는데, 매표소에서 중화권-중국사람인지 홍콩 사람인지 모르겠어서- 관광객과 매표소 직원이 실랑이하는게 보였다.

말인즉슨, 입장료가 다 똑같은 금액이냐? 하는 것이 중화권 관광객의 질문이었고, 이 관광객 옆에 어린 남자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뭔가 다른 문화권의 언어가 뒤섞여서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못 알아듣길래 중간에 끼어들었다.

 

결론은 어린아이 입장료가 따로 있었다. 딱 반값이었음.

 

물론 기준이야 따로 있겠지만서도, 만 몇 살 이하는 반값인 듯.

양쪽의 감사 인사를 받고 금각사에 입장.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고, 보니까 유명한 광경이 하나 눈에 들어왔고, 결론은 이게 다였다.

하지만 어디서 찍어도 사진이 기가 막히게 예쁘다는 것에는 이의 없음.

 

가까이 다가가니, 잘 몰랐던 금봉황 하나가 눈에 들어왔는데, 중국 관광객들이 경쟁적으로 이 금봉황을 찍고 있었다.

 

건물 자체보다 상서로운 짐승에 금칠이 되어 있다는 점이 더 시선을 끄는 모양;;;;

 

 

 

 

황금색 불당은 불당이고, 여기 물 색깔도 그닥 좋지는 않았다.

팔뚝만한 잉어들이 헤엄치고 돌아다니는데, 어무이 왈-너무 커서 징그럽다.... 라고 하시길래

 

"엄마, 중국 잉어는 이거보다 더 커.

 거긴 물고기가 아니라 걍 잉어라는 이름이 붙은 다른 생물이라고"라고 얘기했다.

 

확실히 크기는 중국 쪽 잉어가 크긴 크다.

 

물 색깔에 관계없이 냄새가 안 나는 걸 보니 이 나라 특성같다고, 뭐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음.

 

확실히 물이 더러운게 아니라는 걸 증명한 샘.

물이 흐르는 샘물을 보니 깨끗하기만 했고, 냄새가 안 났다.

저런게 흘러 들어가면서 토양색과 섞이는 듯 했다.

 

뭐, 황금불당 빼면 그냥 그런 사찰 안 대강 둘러보고 나오는데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였다.

날씨는 추웠지만 일본 가면 다른 건 몰라도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보라는 추천에 힘 입어서 먹어봤다.

개당 300엔.

 

 

아이스크림 맞아??

한국에서 그 동안 먹었던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다 뭐였을까??

300엔이니까 그렇게 싼 것 같지도, 비싼 것 같지도 않은 느낌의 소프트콘은 새로운 맛이었다.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히 부드럽고, 단단하기까지!!!

 

이래서 괜히 애들이 칭얼거릴 때마다 엄마가 '아이스크림 사 줄게!'라면서 달래는 장면이 만화나 드라마에 들어가 있는게 아니었구나....

 

금각사에서 나와 다음 목적지는 니시... 무슨 성이었는데;;;

여하튼 버스 타고 갔더니, 개관 시간이 끝나서 입장 불가였다.(마지막 입장이 오후 3시 반이었나, 하여간 동절기 타임에 걸렸다)

성 앞까지 갔다가 어이없어서 헛웃음만;;;;

 

다시 지도를 펼쳐들고 봤더니 가까운 곳에 기온이 있었다.

뭐, 교토 자체가 천년고도이기도 하지만 옛날 유흥가였대!! 라는 말로 기온을 가 보기로 했다.

 

난 솔직히 여기서 야경까지 보고 갈 줄 알았는데 그냥 착각이었음.

 

전통거리 입장하기 전에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랑 커피 마시면서 교토 텀블러를 기념품으로 구입했다.

마침 사용하던 것이 제 수명을 다 하고 박살나서 하나 필요하긴 했음.

 

 

만화나 드라마에서 단골소재로 쓰이는 옛 교토거리라는 점에서는 흥미를 끌 만 하지만...

 

다 고만고만하게 똑같은 것들이 반복되니 조금 재미없긴 했고, 엄마도 딱히 재미있다고는 못 느끼신 모양.

오히려 담장너머로 보이는 벚꽃이나 다른 수목들에 더 관심이 많으셨다.

 

세차게 흔들리던 벚꽃.

여기는 벌써 한 번 피고 시들어가는 모양이다, 라고 생각했는데-뉴스에서도 이른 개화니 어쩌니 하기도 했고-그냥 우리가 일찍 간 것 뿐이었다.

여행 다녀오고 그 다음주에 일본갔던 사람들 하는 얘기가 하나같이 '더웠어!! 벚꽃 만세!!!'였으니까.

 

기온 벗어나서 그 근처에 있는 사탕가게를 구경하고, 민예품 파는 매장으로 들어갔다.

둘러보니 아기자기하고 예쁜 건 많은데, 손가방 류의 소재 제외하고 딱히 갖고 싶은 건 없었다. 거기서 기념품 조로 손지갑 두 개 구매하고 전철역에 위치한 백화점에 들어갔다.

 

여기서 체리토마토하고 사과랑 우리나라로 치면 천혜향 같은거 사서 계산하는데, 우리 둘이 한국말로 대화하니까 어떤 아주머니가-진짜 일본사람처럼 생긴-한국말로 되게 반가워했다.

알고 보니 일본 교포였음. 나이대는 엄마랑 별 차이 없어 보이거나 그 아래거나 했는데, 아직까지 한국에 연고가 있는 교포 2세라고 했다.

 한국은 가끔 왔다갔다 하는데, 이런데서 한국 사람 만나서 너무 반갑다고 하길래, 관광지라서 한국 사람 많지 않나요? 라고 했더니, 생활 공간에서 한국 사람 만나기 힘들다고 반가워 하셨다.

 

계산대 살짝 벗어나서 아주머니가 우리보고 어디어디 갔다 왔느냐고-주로 엄마한테-어떻게든 대화를 끌어가고 싶어 했는데 서로 일정이 있으니 아쉽게도 바이바이.

 

우메다 특급을 기다리는데, 마침 열차가 들어와서 정차해 있었다.

특이점은 기다리는 사람 줄은 있는데, 열차 안은 텅텅 비어 있어서 엄마가 타려고 하는걸 내가 말렸다.

저렇게 텅텅 비어있는데 아무도 안 탄다는게 이상하다고.

아니나다를까, 출발 시간 직전까지는 아무도 안 타고 잘 기다리더라..... 한국이랑 중국이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역무원이 돌아다니면서 객실에 올라타는 사람들 제지하는데, 주로 한국 사람 아니면 중국 사람이었다.

꺄아아~ 열차 왔다!!! 하면서 올라타거나, 혹은 중국어로 빨리 타자고 외치면서 올라갔지만 여지없이 퇴출.

그리고 시간이 되니 줄 서 있던 사람들이 질서 정연하게 객실내로 빠르게 들어갔고, 칼 같이 시간 엄수해서 우메다 특급이 출발했다.

우린 좀 뒤쪽에 서 있었지만 운이 좋아서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다.

 

 

우메다 역 도착해서 그쪽 아케이드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 메뉴는 돈까스.

나쁘지 않은 맛이었는데, 실내에서 당당하게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아 조금은 놀랐음.

이 나라는 실내 금연이 아직까지는 자유로운 모양이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후식으로 교토에서 사 온 체리토마토를 먹고, 목욕하고 그대로 실신.

 

 

이거는 뭐, 한국이나 일본이나 별 차이 없는 맛.

식감이 더 아삭아삭하니 좋았다.

 

기온 거리 근처의 민예품 가게에서 구입한 손지갑들.

일본 가면 동전지갑 필요할 거라더니, 진짜 그대로였다.

 

동전 지갑 사서 진짜 요긴하게 잘 썼음 ;ㅁ;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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