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크게 기대했던 것이, 여행 후 피곤한 몸을 누이고서 아침 늦게까지(그래봐야 오전 7시 내지 8시) 늦잠 자는 것이었는데 7시는 개뿔.
새벽 3시나 그 이전에 눈을 뜨고서는 텔레비전 온!! 하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새벽형 인간이 되었다.
어차피 여행지에서 잔다는 게 집에서 자는거랑은 다르니까 나야 그렇다 치지만, 엄마는 정말 늦잠도 못 자고 원래 일어나던 시각에 자동 기상하셨다는 거에서 굉장히 슬퍼하셨음....
여하튼 날 밝았으니 이틀째 일정 고고싱.
아침 일찍 나온 도톤보리 거리는 그냥...
한산했다.
가끔 늦은 시간에 퇴근하는 호스트나 호스티스 빼고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음.(Feat. 피곤에 쩔어)
호텔에서 살짝만 들어가면 바로 유흥가라, 왔다갔다 하면서 호스트나 호스티스는 많이 봤다.
더군다나 가게 넘버 원이라는 애들도 봤는데... 왜 넘버 원인지는 모르겠음.....
이 거리 기념으로 엄마랑 나랑 사진 찰칵!!!
난바역으로 가서, 우메다 역에서 한큐 패스 첫 개시!!
전철인데 무슨 열차마냥 마주보는 좌석이 있었다.
처음에는 자리가 없어서 역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어무이가 되게 힘들어 하셨음.
그러다가 중반 지나서 자리가 난 덕분에 순방향으로 편하게 가셨고, 난 그 잠깐 사이에 기절;;;;
기적적으로 교토 역 직전에 잠에서 깼다;;;
관광센터에 가서 하루종일 쓸 수 있는 버스카드를 사고, 센터의 직원에게 추천 코스를 안내 받고 관광 시작.... 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잠이 부족해서였는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렌즈에 자꾸 이물질이 붙었다.
그리고 부실한 내 옷차림새도 한몫 하는 바람에 실질적인 관광은 오후 12시 이후가 되어버렸다.
편의점 우동도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았음.
버스를 타고 우선은 청수사-기요미즈데라로.
중간에 위치한 뭐라고 해야할지.....
카페 겸 전통음식 판매처??
뭐, 기념품 파는 곳 같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전통 음식을 활용한 카페였다.
호기심에 세트 구성으로 사 봤음. 미타라시 당고랑 와라비 모찌에 마차 2잔 세트였는데...
...굉장히 부드러웠다는 것 빼고는 뭔 맛인지 모르겠다.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어무이 반응도 똑같았음 -> -_- 딱 요 표정
우리가 2인 차세트를 마신 가게 입구.
여러가지 보이는 걸 보니.... 확실히 관광지라 기념품도 같이 판매하는 듯?
기요미즈데라 입구.
사람 엄청 많았다.
참고로 한국인이 반, 중국인이 반.
기타 구성으로 현지인과 저~ 기 동남아 애들.... ;;;; 소수였음;;;;
인터넷으로 볼 때는 니넨자카가 어딘지, 산넨자카가 어딘지 몰랐는데 올라오는 길이 그냥 그거였다.
괜히 고민했음..... ;;; <-하지만 이것 때문에 잠을 못 잤지.
날씨는 겁나 추웠는데, 사진이 그렇게 안 보여서 억울 -_-
소원 비는 곳.
어무이한테 '해 보실래요?'라고 했더니 뭐 하러 이런걸 하느냐며 되레 퉁박을 주셨음.
어차피 장삿속인데 놀아날 필요 없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관광지 자체가 장삿속입니다요, 어무이;;;;
문화권이 비슷하니 이런 들문 형태의 것도 보이고, 왠지 모를 동질감?
하지만 향내가 장난 아닌데다가 왠 중국 사람이 이렇게 많아!!! 으아악!!!! <-이거였음
조금 돌아다니다가-중간에 태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사찰의 안내원과 잠깐 말 못할 실랑이가 있었지만- 돈을 내고 들어간 장소에서, 그 누구라도 안 찍고는 못 넘어갈 사진 포인트를 발견했다.
어차피 인터넷 조금만 뒤지면 다 나오는 사진이지만, 진짜 안 찍고는 못 가겠더라;;;
꽃이 피었거나 저 바로 아래쪽 나뭇잎만 무성했어도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은 한국 돌아와서야 들었다.
저 때는 바람도 너무 무시무시하고 추워서 별 생각 없었음.
그냥 '아, 예쁘다!!' 정도
동자불 같은데, 그냥 귀여워서
예뻐서 접사 촬영.
휴대폰으로도 찍었는데, 망할....
한국 온 지 얼마 안 되서 뻘짓하다가 다 날려버렸다.
디카 들고 가서 찍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하지만 어무이하고 촬영한 사진들은 죄 날라갔다는 거.
....슬펐다;;;
둘러보고 내려오다보니 그 뭐더라... 하여간 물줄기 세 개가 있고 그거 받아 마시면 소원을 이뤄주네 마네 하는 샘물이 있었는데 일단 줄도 길고, 이런 부분에서는 너무도 쿨 한 우리 어무이 덕택에 그냥 지나왔다.
오기 전에 편의점 우동으로 아침 겸 애매한 점심을 때웠으니 뭔가 허전해지는데, 마침 관광지 식당이 보였음.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본 김에 그냥 먹고 가자, 라는 의견에 따라 입장.
한국에서 파는 우동은 진짜 우동이 아닌 것 같다.
비린내 하나도 안 나는 면발의 키츠네 우동과
뭔 맛인지 모르겠는 아게도후.
어무이는 아게도후가 별로라고 하셨음. 우동도 그냥 그랬다며.... ;ㅁ;
문제의 소원 샘물.
세 줄기 다 마시면 욕심쟁이라고 소원 안 이뤄준다던가??
역시 옛날 사람들이 현명해. 과욕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생활을 후세에까지 전해주고 있다.
어무이가 이거 안 한다, 라고 하셨던 이유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 사람 저 사람 손 댈 텐데, 저게 얼마나 깨끗하겠냐면서, 그냥 위생상의 이유였음... .
일회용 컵이었으면 줄 서서 기다리셨을지도 몰랐겠다.
키츠네 우동하고 아게도후 먹고 나오는데, 작은 호수가 있었고 거기에 오리가 떠다니고 있었다.
워낙 활발한 애들이라 사진찍기도 어려웠고, 물도 뭔가 수상쩍은 회녹색인데 그 안에서 오리들이 별 짓을 다 하더라.
물색상은 수상한데 냄새가 안 나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구경하고 나와서 다시 산넨자카 내려오다가 중간에 들른 기념품 가게에서 계절한정 벚꽃잎을 구매했다.
그리고 버스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