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타고 한참 달려서 다시 싼뚜어로.
그런데 내가 가려고 했던 카페가... 없다??
아무리 둘러보고 뒤져봤지만 금광, 이라는 카페는 보이지도 않았고 그 카페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왠 은행 지점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주소를 잘못 본 건가, 싶었지만 재차 확인해도 그 주소가 맞았음.
....허탈하게 역으로 돌아오는데,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가면 왠지 손해보는 것 같아서 금광 카페는 못 갔으니 다른 카페라도 가겠다!! 라고 마음먹고 들어간 곳이....
...대만 카페베네.
내가 대만까지 와서 카페베네를 가게 될 줄은 진짜 상상도 못 했는데 ㅋㅋㅋㅋㅋㅋ
티라미스 하나랑 아메리카노 시켰는데, 진짜....
감탄밖에 안 나왔다!! 너무 맛있어!!!!
한국에서는 카페베네 절대 안 가는데, 티라미스는 너무 촉촉하고 달콤하고, 아메리카노도 적당히 부드럽고 맛있었다!
오히려 85빌딩의 아메리카노가 한국 카페베네에서 파는 아메리카노와 비슷했다.
여기 카페베네 완전 좋잖아!! 한국보다 가격도 착하고(아메리카노랑 티라미스 다 해서 5천원).
꿩 대신 닭이라고, 별 기대안하고 들어간 카페베네에서 만족하고 있다가 시간되서 제일 사장 일가족이랑 만나 간 곳인 춘수당(春水堂).
타이쭝에 있는 춘수당이 본점인데, 원래는 타이쭝 들러서 여기 가려다가.... 그때 날씨도 안 좋고 기분도 꿀꿀하고 몸도 안 좋아서 그냥 까오숑으로 내려와버렸지.
그때 타이쭝은 뭐하러 가려고 했냐? 라고 그러길래 '춘수당 가서 쩐주 마시고 싶었어'라고 대답했더니 막 웃으면서 '까오숑에도 춘수당 있으니까 나중에 저녁먹으러 같이 가자.'라고 해서 오게 되었다.
식사도 팔아? 라고 하니까 쩐주가 유명하지만 식사도 같이 파는 레스토랑이라고.
쯔옌이 주문한 대만식 짜장면.
우리나라 짜장면이랑 색도 다르고, 애가 먹을거라 먹어보진 못 했는데 아는 대만아가씨 말로는 '한국 짜장면 먹고 대만 짜장면 먹으려면 도저히 못 먹는다'라던가.
그래도 쯔옌은 맛있어서 좋아한댄다.
초점이 흔들렸지만 춘수당 쩐주나이차.
왜 춘수당 춘수당,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전혀 달지 않으면서도 밍밍하지도 않고, 게다가 맛이 엄청 진해!!
그리고 춘수당 음료에 들어가는 펄은 전부 손으로 직접 빚어서 만드는 거란다.
기존의 우스란이나 다른 업체들은 기계로 만들고, 게다가 얼마전에는 버블 불법재료 파동까지 불어서 문제가 됐었는데 여기 펄은 수작업이라 안전하다고.
그러면서 나보고 한국에서 쩐주나이차 많이 마시지 말라고, 전부 다 그 기계로 만들어서 맛이 없다고.
....하지만 한국은, 적어도 서울에서는 손으로 만들어파는 쩐주차 마시기가 어렵지;;;
이것저것 음식들.
음식은 이것저것 시켜줘서 나오는대로 이름도 모르고 먹었는데 맛있어!! 다 맛있어!!! +ㅂ+
가장 우측에 보이는 고기요리같은 건 돼지피 굳혀서 만든 저우시에요리. 오리랑은 전혀 다른맛인데다가 제대로 조리해서 그런지 정말 고소하기만 했다.
식사 대강 끝나고 이야기하면서, 사자호 갔다가 어디 갔냐고 물어보길래 싼뚜어 갔다 왔다 그랬더니 어제 간데를 왜 또 갔냐고, 또 85빌딩 올라갔냐고 물어봐서 카페 얘기를 했다.
금광이라는 카페를 찾아서 갔는데 주소상엔 없었다, 라고 했더니...
"금광? 그거 너 묵고 있는 호스텔 바로 앞에 있는데?"
...설마, 여기 온 둘째 날 아무생각없이 들어갔던 그 카페가??
몰랐는데 꽤 유명한 카페인 모양이다. 아닌게 아니라, 까오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카페라고.
나 완전 헛다리 짚었던거였네.... 'ㅁ'
대화하다가 화장실 갈 겸, 위에는 어떤 모양인가 구경도 할 겸 올라가다 찍은 사진.
언뜻 딘타이펑같은 느낌마저 들게 하지만 분위기는 더 고급스럽다.
그럼에도 4인기준 식사비가 6만원 나옴.
한국에서는 이런 금액으로 이렇게 먹기 어렵다고 얘기했더니, 대만 너무 좋다고 그랬더니
"대만남자 소개시켜줄테니까 여기로 시집와"
이런 얘기가 오가는 바람에 막 웃었음.
어디로 갈 거냐, 가고싶은 곳 있냐고 묻는데 갑자기 리우허 야시장이 떠올랐다.
티켓팅 할 때만 해도 계획에 없었는데, 그나마 리우허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갑자기 가고 싶어져서 그쪽으로 데려다달라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일이 있어서 같이 못 다녀주는데 괜찮겠냐고.
어차피 MRT입구에 있어서 괜찮다고, 한바퀴만 돌고 나도 호스텔로 갈 거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길 잃지 말고 잘 돌아가"라고 해서 또 웃음.
오랜만의 리우허 야시장.
예전보다 번화한 건 좀 덜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는데, 입구만 그랬다.
안으로 들어가니까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버글버글버글.... 'ㅁ'!!!
여러 사람들이랑 같이 오면 먹고 싶은 해산물 요리....
중추절 음식인 쫑즈.
크기도 꽤나 컸고, 빨판이 무서웠던 구운 문어.
왠 검둥개가 의자에 앉아서 뭘 받아먹길래, 저 사람들 진짜 착하네.... 길거리 개한테 자기들 먹을거 나눠주고....
이렇게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 봤더니 이 사람들 개였다.
개 목에 목걸이가 있었음.
지나가다가 분명 초두부 냄새가 나는데 희한하게 초두부가 안 나와서 봤더니...
감자튀김이라고 생각했던게 초두부였다.
먹어볼까? 했다가 가까이 가서 맡아지는 강력한 냄새에 후퇴.
구경 다 끝나고 돌아가던 길에 버섯구이 꼬치 하나 사서 MRT 미려도 역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여기가 뭔가 꾸며놓기는 잘 꾸며놓는다.
제법 아기자기한 장식물들도 많이 보이고.
무엇보다 천정이 화려해서 볼 맛이 좋다고 해야하나.
MRT 타고 다시 아레나 역으로 돌아와서 호스텔로 가던 중, 뒤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단순하게 친구들끼리 누구 부르는거려니, 하고 가는데 갑자기 누가 내 어깨를 탁!
깜짝 놀라서 돌아봤더니 생긴게 진짜 양아치같이 생긴 남자애가 부르는데 왜 무시하냐고 그러더라.
대강 외국어 쓰면 도망갈거라고 생각해서 "What?!"이라고 해도 얘 안 도망가.... 오히려 달라붙음.
자꾸 달라붙길래 쳐내는데 그래도 쫓아온다. 관심없으니까 꺼지라고, 중국어로 얘기했더니 중국어 할 줄 아냐면서 반색하면서 반광 선글라스를 꺼내 쓰더라. 그 밤에.
...어린놈이 어디서 겉멋만 들어갖고 뭐 하는건가, 싶어서 한심하게 쳐다보는데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손에 든 걸 가리키면서 뭐냐고 묻더라.
야시장에서 먹으려고 산 거다, 라고 했더니 그런거 먹지 말라고, 거기 좋은거 없다고.
...그러면서 지한테 하나 달란다.
뭐지? 이 놈은....
열 받기도 하고, 짜증나서 봉지채로 던져줬다. 먹어, 이 거지같은 놈아.
받더니 그 자리에서 허겁지겁. 진짜 거진가?
솔직히 말하면 이 양아치가 무슨 생각으로 날 세웠는지는 알 수 있었다. 딱 봐도 입은 옷차림도 틀리고-계절무시-, 생김새도 묘하게 다르니까 외국인이라고 생각해서 적당히 놀아주다가 돈을 뜯어내던지, 가볍게 원나잇 하던지 그럴 용도로 접근한 거겠지만...
지 주제를 알아야지! 어디서 멸치대가리 같이 생긴놈이!!!
국적은 달라도 보는눈은 다 똑같다고!
무시하고 가려는데 계속 쫓아온다. 혼자 왔냐고, 아직 시간도 이른데 자기랑 놀아달라고.
그래서 마지막으로 쏘아붙이면서 소리질렀다.
지금은 친구 만나러 어디 다녀오는길인데, 저기 호스텔에 남편이랑 애가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들어가야 된다고!! 그러니까 꺼져!!
....그대로 무시하고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거기 카운터에 있던 남자직원한테, 아직도 밖에 서 있는 선글라스 양아치 가리키면서 변태같으니까 신고하라고 했다.
안에 들어간 내가 무슨 말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손가락으로 지 가리키면서 뭐라뭐라 하는 것 같았으니 오래 있어봤자 지가 좋을 건 없다고 생각했는지 양아치는 시야에서 사라졌음.
...아.... 아까운 내 버섯꼬치... ;ㅅ;
편의점에서 맥주랑 간단하게 먹을거 사서 호스텔로 돌아왔음.
혹시 몰라서 이쪽 주변에 여자 꼬시는 남자들 많이 돌아다니냐, 라고 스탭한테 물어봤더니 놀라서 일어나더라.
너 따라왔냐고, 혹시 밖에 있냐고, 물어보면서 확인하려 들길래 아까 편의점 앞에서 내쫓았다 그랬더니, 여기가 외국인들 제법 오는 호스텔 있는거 아는 색랑(色狼)들이 가끔 돌아다니는걸로 알고 있다고 얘기해줬다.
...하하.... ;;;
이 나이되서 외국에서 이상한 멸치대가리 양아치한테 헌팅시도 당할 줄은 생각도 못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