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

旅行/2014대만 2014. 3. 27. 10:00

 

 

 

이 날은 별 거 없음.

 

원래는 타이쭝 들러서 '춘수당'에서 쩐주나이차 마시고, 구경 좀 하고 까오숑 가려고 했는데...

 

....캐리어와 날씨의 압박이 나를 까오숑으로 가게 만들었다.

 

 원래는 까오숑까지 느긋하게 가려고 쯔치앙호를 예매했는데, 이런... !!!

 

 잘못 클릭해서 입석을 사 버리는 바람에 부랴부랴 그거 취소하고 그냥 고속철 이용해서 가는것으로 결정.

 

 원래 예상대로라면 저녁 6시 도착인데, 고속철 티켓팅했더니 오후 3시 반 도착이 되어버렸다.

 

 일단 제일쪽에 '몇 시 도착함'이라고 메세지 보냈지만, 밤새 또 뭘 보느라 늦잠을 자는건지 까오티에 타고 출발할 때까지 라인 메세지 확인이 안 되고 있었음.

 

 기차 시각까지 꽤 여유가 있어서 브리즈센터 2층 꽤 한적한 카페에 가서 케익과 아메리카노 섭취.

 

 

하얀 케익이 너무 예뻐보여서 주문했는데, 이름도 예쁘고 맛도 정말 훌륭했다.

 

케익 이름이 '하얀 연인'....

 

 

출발 시간이 되어서 까오티에 승차.

여기가 아마 타이쭝 지날즈음이라고 여겨지는데.... 날씨는 여전히 흐림, 흐림, 흐림!!!!

 

 

시간을 정확하게 준수하는 까오티에는 티켓에 적혀진 시간에 딱 맞춰서 주어잉 역에 도착했고, 이때 메세지를 확인한 제일 사장으로부터 메세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또 한국 드라마 보느라 늦게 잔 모양인데, 원래는 내가 저녁에 오는 줄 알고 방심했었음.

하지만 이런식으로 내가 일찍 오게 될 줄은 진짜 생각지도 못 해서 상당히 당황해하길래, 우선 호스텔 체크인하고 짐 정리한 다음에 연락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안도를... ;;;

이거 확인하느라, 짐 들고 나가느라 어쩌느라 하면서 타이페이에서 쓴 내 우산-이미 고장나긴 했지만-을 그대로 좌석에 꽂아놓고 그냥 하차해버림.

 

...이미 어쩌랴;;;;

 

나는 개찰구를 통과했고, 우산 놓고 나와버린건 호스텔에 도착해서야 알아버렸는데;;;;

 

원래는 저번에 묵은 올드타이완 호스텔로 가려고 했는데, 영 숙박일자가 맞지 않아서 새로운 장소로 결정했다.

 

까오숑 바이크 호스텔.

 

까오숑 아레나 역 4번 출구로 나간 뒤 바로 오른쪽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있는 장소였는데, 별 생각없이 결정했지만 지내면 지낼수록 위치가 매우 훌륭했다.

 

올드타이완도 지도 봐 가면서 이런저런 위치 살핀 후에 결정한 거였지만 미려도 역 근처라는 점 외에는 생각보다 골목이라 한번 길을 잃었는데, 여긴 근처에 돔 구장이 있어서 꽤나 번화가였음.

 

게다가 역에서 무척 가까웠다. 걸어서 한 3분??

 

이용은 안 했지만 마사지 숍도 있고, 편의점도 좀 걸어가야 했지만 두 군데나 있고, 여기저기 명소 찾아가기도 무척이나 쉽고...

 

 

 

입구는 이런식으로.

 

이 호스텔도 라인 아이디가 있어서, 주어잉 도착하자마자 계속 메세지를 보냈다.

KRT 아레나 역 몇 번 출구인지 물어봤는데 대답이 늦었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4번 출구로 나오면 됨'이라고 했는데, 답신으로 '이미 도착했으니 문 열어줘'라고 보내니까

바로 문 열어주더라 ㅋㅋㅋㅋ

 

중국어로 보냈더니 당연히 나를 중국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여권보고 스태프가 깜놀;;;

 

 

체크인하고, 올라가는 계단.

타이페이에서 수면양말 사 놓기를 잘 했다;;;

 

 

내가 머문 방은 202호, Ruth.

방 이름보면 알겠지만, 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들 이름이다.

첫날 찍은 건 아니고, 마지막날 체크아웃하려고 짐 다 빼놓고, 주변 둘러보고 와서 시간이 남길래 기념삼아 찍은 사진임.

 

 

웃기는 건, 나는 분명 싱글을 요구했는데 방은 정작 2인실이었다는것.

그래놓고 하는 말이 '한 명 더 들어와도 괜찮음?'이라고 나한테 물어보더라. 그때는 그냥 '괜찮다'고 했는데...

 

잠깐, 약속조건이 다르잖아!!!

 

...그래도 체크아웃 하는 그 날까지 다른 투숙객이 들어오지는 않았음.

 

 

내부는 굉장히 깔끔.

문제는 창이 없는 방이 대부분이라는 점.

이 호스텔 단점이 4인실과 6인실, 즉 남쪽과 북쪽을 제외하면 나머지 방들은 창문이 없어서 한낮에도 불을 켜 놓고 지내야 한다.

 

 

천등 조명 말고 벽면에 위치한 부조명.

고양이 세 마리가 사이좋게 나란히....

 

 

그리고 이 호스텔, 진짜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그것도 세 마리나!!! 호기심 엄청 많은 청소년 고양이를 세 마리나!!!!!

 

 

 

 

옥상에서는 바베큐 파티도 할 수 있게끔 되어 있었는데, 엔간한 그룹이 아니면 바베큐는 어림도 없겠지.

예약할 때 신청해도 좋고, 체크인 할 때 신청도 가능하다. 아마 1인당 200NTD였던것으로 기억함.

 

대강 짐 정리하고, 제일쪽에 '나 짐 정리하고 출발함'이라고 메세지 보냈더니 아레나 역 승강장으로 내려가서야 답메세지가 왔다.

아레나 역 4번 출구에서 기다리라고.

 

...늦었어, 아저씨. 난 이미 승강장이고, 이제 곧 열차를 탈 것이고.

승강장이라고 하니까 아오즈디 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기다리랜다.

 

OK, 하고서 바로 다음 정거장인 아오즈디 역 2번 출구로 나가서 한 5분 기다렸나??

예전에 탔던 혼다 스포티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벤츠 스포티지가 와서 내 앞에서 클랙션을 울린다.

뭐지? 하고 봤더니 제일 사장.

헐, 벤츠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혼다 차는 어쨌냐고 물어봤더니 사고나서 버렸단다. 그리고 벤츠로 바꾼거라고.

어디로 갈까? 하길래 우선 가게로.

....전혀 예상하지 못 했는데, 가맹점 마크를 내놨다고는 하지만 진짜 물건 싹 다 뺐을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셔텨 올리니까 목우 몇 마리와 곳곳에 있는 피규어와 알 수 없는 인형 제외하고 벽력 관련 상품은 단 하나도 없었음.

갔더니 쯔옌이 나오길래 ,'너 학교는?'이라고 물어봤더니 오늘 토요일이라 수업이 없단다.

 

아, 맞다;;;

토요일이었지... ;;; 토요일날 수업하던 건 나 어린 시절에나 그랬지, 요즘 한국 애들도 토요일엔 수업 안 하지.

 

쯔옌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잠시 후 제일 사장 부부 등장.

그동안 뭔 일이 있었는지 부인은 더 살이 쭉 빠져서 완전 사람이 안 되어 보였고, 오랜만에 일상 회화하려니 완전 죽을 맛이었다.

 

웃기는 거 하나는, 나도 그렇고 이들도 그렇고 서로간에 대한 호칭을 아직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는거고 더 웃긴 건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다 되어서야 정상적인 회화가 가능했다는 것.

솔직히 오빠, 언니라고 불러도 되겠지만 우리나라의 호칭과 중화권 호칭은 완전히 다름;;;

 

모르는 중화권 사람이 들으면 내가 이쪽 세컨드;;;로 보여질 가능성이 굉장히 큼.

 

어쨌거나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고 서로 포옹하고(제일 사장 빼고 여자들끼리), 저녁 먹으러 드림몰로 향했다.

 

 

 

갤럭시로 찍은 사진인데, 전화가 안 되니까 답답해진 동생이 '안 죽었음?'이라고 보낸 메세지에 이 사진을 보내줬더니 '헐, 차 얻어타고 다니는겨?! 외국가서 왠 민폐냐?!'라고 대답해왔음.

 

밥 먹으러 간 곳은 지하 1층인가에 있는 태국식 레스토랑.

뭐 먹을래? 하길래 모르겠으니까 알아서 주문해줘... 라고 얘기했는데, 나한테 막 들떠서 메뉴판을 보여주더라.

 

'치맥세트'가 있었음.

그것도 완전 비싼 금액으로(왠만한 4인 기준 식사 금액이었으니까 완전 비싼금액임).

별그대 보고 있다는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요즘엔 어느 레스토랑을 가도 전부 치맥세트가 있다면서 막 얘기하는데 솔직히 치맥이 별건가.

그냥 후라이드 치킨 갖다놓고 맥주 마시면 그게 치맥이지. 다만 한국 드라마 인기가 2년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어마어마해서 그것때문에 놀랐다. 드림몰 안 식품관에 대놓고 한국 식품과 간식거리를 파는 매장이 생길만큼.

 

드라마 얘기하다가, 가맹점 관련 이야기하던 중 풍위 얘기가 나왔다.

요즘 그 양반은 뭐하시냐, 고 물어봤더니 다른 가게를 하려는지 아니면 업종을 바꾸려는지 장소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한 번 찾아가려고 했다, 고 했더니 나중에 왔을 때 같이 가잔다.

...문제는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거지만 ㅋㅋㅋㅋㅋ

 

맛있게 식사하고 나와서, 온 김에 2층에 있는 직영점 가서 DVD 사는데, 증정품으로 도등 VCD를 주는게 아닌가.

나 이거 있다고, 용도패업으로 주면 안되냐고 물어보니까 단칼에 '안 됨'.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인가 한번 더 와서 나머지 DVD랑 Q판 만화책 사면서 '용도패업 달라'고 했더니 그때는 도룡전설 DVD 자켓을 줬다. 어쩌라고?!!!

 

하긴, 증정품이니까 주는대로 받아야지.

 

드림몰 나와서 간 곳은 수산(壽山).

불교 사원이 있는 곳인데 나보고 예전에 85빌딩 가 본적 있냐길래 못 갔다고 했다.

+불교사원이 아니라 충렬사, 호국 영령을 기리는 사원이다;;;

어쩐지 기억중 사찰이 유난하게 어둡다 생각했는데, 다시 확인하니까 충렬사였음.

 

그랬더니 여기서 한 번 보고, 85빌딩 전망대를 가 보라고 하더라.

 

 

 

어두운 밤이었지만 야경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바람이 무척 찼지만 뭐... 나한테는 별 거 아니었고, 내 차림새 때문에 구경거리가 되긴 했지;;;

 

가이드북에도 나와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산이 까오숑에서 풍경이 제일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라, 사람들이 주로 이곳에 온다고 하는데 그 얘기를 다다음날 85빌딩 가고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구경하고 다시 차 타고 나와서 간 곳은 포포빙.

 

 

 

설화삥이 아니라 연유 간 얼음 대신 일반 얼음을 사용해서 만든 것.

빙수도 팔지만 팥죽이나 다른 간식거리도 팔고 있어서, 여기 왔는데 빙수 먹는건 나 밖에 없었다;;;

 

여름에는 줄 서서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있는 장소라는데, 망고 빙수는 철이 아니라 아직 개시 안 했다고.

그리고 맞은편에 뭔가... 육포?? 대만식 육포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는데 그 가게가 본점이라고.

그런데 사장이 로열티나 이름 유명세에 그닥 연연하지 않아 자기 가게 이름을 쓰건 말건 크게 신경을 안 쓴단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그 가게만 찾아가서 육포를 산다고.

 

내일은 뭐 할거냐? 라고 묻는데 글쎄... 라고 했더니, 자기네들이랑 같이 기산 라오지에로 가잔다.

문제는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언제언제 까오숑에 가서 언제까지 있을거야'라고 말 한 순간 자기네들끼리 날 어디로 데려갈지 스케줄을 다 짜놨음.

 

.....덕분에 아주아주 편하게 다녔다.

중간에 두어 번 길 잃은 거 빼고.<-나 혼자 다니다가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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