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약속한 일정은 오전 9시 반에 집합->예류로 이동....

 

 

하지만 거의 새벽 4시 이후에 잠든 것을 생각했을 때 9시 반은 절대 무리였다. 겨우 눈 떴더니 9시였고, 그래도 준비나 해 볼까 싶어서 일어났더니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도 비몽사몽...

 

대강 씻고 화장할 준비 하는데, 창가쪽 침대를 쓰는 중국 아가씨가 일어나 있었다.

새벽에 찾아 온 일본남자아이 이야기를 하면서 혹시 이러저러 했었냐... 하고 물었더니 기억하더라.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주는데, 표정이 기묘하게 변하던.... ;;;

 

준비 다 하고 로비로 내려왔더니 어찌어찌 모여들은 있었다.

이미 원래의 약속시간보다는 1시간 늦어 있었지만 일단 출발하기로. 그때 누가 물어보더라.

그 일본사람은 어쩌죠? 기다리고 있는거 아닐까요??

그 질문에 다른 사람이 가뿐하게 대답해줬다. 새벽에도 초인중 누르고 들어온 애인데, 아침 시간에 못 누를 것 있겠느냐. 왔다면 벌써 들어왔겠지.

 

다들 그 답에 동조하는데... 이게 왠일??

문 열고 나가는데 그 일본아이가 바깥에서, 그것도 조금 춥다는 듯 덜덜 떨면서 서 있었다.

 

'...여러분이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언제 왔어요?;;'

'9시 반에요'

 

왜 초인종 안 눌렀냐고!!!

 

어이없어서 물어보는데 이른 시간에 민폐될까 걱정되서 벨을 누를 수 없었댄다. 아놔, 그럼 새벽에 누르는 건 민폐가 아니고??

룸메이트 아가씨들한테 물어봤더니 댁 기억하더라~ 연락처는 건네줬다~ 라는 말을 해 주니까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기뻐하던 일본아이와 함께 예류로 고고~

 

 

 

하마터면 터미널 착각할 뻔....

 

 

버스타고 가는길에 보인 101빌딩.

아마 다음 여행부터 101빌딩에 갈 일은 없겠지.

 

 

드디어 예류해양지질공원 도착~!!

 

 

중간에 길을 착각해서 잘못 들어갔는데, 이런저런 부유물들이 떠 있긴 했지만 물은 정말 맑고 깨끗했다.

날씨도 좋겠다~ 수영복만 있었으면 갈아입고 바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물이 너무 투명했다.

진짜 그랬으면 대만 사람들이 구경하러 몰려왔겠지 -_-;;

 

 

 

바람도 너무 상쾌하고, 하늘도 너무 파랗게 맑고, 햇빛도 따사롭기 그지없고<-따가웠!!!

 

 

 

두부바위는 일반관람대에서는 안 보이고, 지질공원 한쪽 동산에 올라가야 보이더라.

혼자 왔다면 절대 안 올라가겠지만 다수의 사람들(특히 어린 총각들)이 함께 있으니 '우리 여기도 가요!!!'이러면서 일행을 이끄는 힘이 발생.

와, 역시 어린게 좋긴 좋구나. 힘들이 넘쳐... 헉헉;;;

 

 

신발모양 기암괴석.

파도와, 바람과 세월의 합작품. 그런데 어쩜 저런 모양으로 깎였담....

 

고릴라 바위.

구경하고 있는데 내가 대강 중국어를 알아듣는 것 같으니까 지질공원 관리하는 아저씨가 사진포인트도 설명해주고 신 나셨다. 관리원들 일은 예류공원 훼손을 막는 것.

그런데 어딜 가도 하지 말라면 꼭 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원... ;;;

 

 

공원 한 바퀴 돌고 나와서, 다른 일정이 있는 두 명과, 일정이 있는 한 사람을 먼저 보내고 식사하기로 결정.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이죠!! 라는 일반적인 공식을 주장하는 남자들과 나와 한 아가씨와 한 일본사람.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공원 입구에서 명함 준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메뉴판에 쓰인 글씨는 못 알아보겠어서 그림 메뉴판 있냐고 물어봤더니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주더라.

 

그래서 고른 메뉴 세 가지.

 

 

 

맛은... 뭐, 가격 생각하면 그럭저럭 괜찮게 먹은 것 같다.

비싸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었지만 다들 만족스럽게 먹었으니 그걸로 오케이.

식사 끝내고, 다른 사람들도 다 흩어지고 나랑 일본사람만 같은 버스를 타고 타이페이로.

몰랐는데 중국 아가씨들이 연락을 했는지 스린야시장에서 만나기로 했다면서 굉장히 좋아하더라. 하긴, 외국 나와서 아무것도 몰라 헤매고 있는데 누군가가 자국어로 도움주면 기쁘기야 하겠지.......

 

타이페이 터미널에 도착해서야 내 유유카가 그 버스회사와는 제휴가 안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서 멀쩡한 현금 냈다. 거스름돈을 안 주는 버스특성상 잔돈이 없는 탓에 100NTD 그냥 지출.

 

.........

 

타이페이에서 일본아이는 나도 스린까지 같이 갔으면... 하는 눈치였지만 거기까지 같이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너무 피곤했고, 얘랑은 더 이상 나눌 이야기도 없었고.

솔직히 그 이후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니었지만 무심결에 아는 사람한테 작별인사하러 간다, 하고서 헤어졌다.

그리고 그 말 한 김에 성미 생각나서 일본사람이랑 바이바이.

 

나는 성미가 있는 야똥이위앤역으로.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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