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예상스케줄:101(혹은 중정기념당)->시먼띵->다른 정품샵->용산사

 실제스케줄:중정기념당->시먼띵->청핀슈띠엔->용산사;;;

 

 
 자다말고 눈을 떴는데 새벽이었다.
 그냥 잘 수도 있었을텐데 왜였는지, 일어나서 커튼을 걷고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호텔 앞 길들을 잠깐 바라보고 있었다.
 왜인지는 정말 모르겠는데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어두컴컴한 새벽에 움직이는 몇몇 사람들을 보니, 여행끝나고 돌아가면 나도 저 생활(교대근무)을 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을까?
 좀 짜증이 나는 것 같아서 다시 자고 일어났더니 오전 7시 반...

 헐;;;
 
 3일 연속 8시 이전 기상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근데 왜 한국에서는 자동 8시 이전 기상이 안되는 걸까;;;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움직이면서 TV를 켰더니 예의 그 '장근석과 그의 팬클럽'에 대한 뉴스가 '또' 나오고 있었다. 이틀도 안 되는 시간에 그 뉴스만 거의 8번은 본 것 같다.
 나하고는 상관없으니 10분동안 꽂아놔도 답 없는 고데기로 앞머리를 대강 정리하고, TV를 끄고, 대강 짐 챙겨서 나왔는데 엄머?
 
 ...하늘이 흐렸어... ;;
 ...게다가 사람들 옷차림이 두꺼워... ;;;
 ....난 반팔... ;;;;
 
 엄청난 시선의 중심에서 움직여야 했다. 바람이 좀 불어서 쌀쌀하긴 했는데 뭘 걸쳐야 될 정도는 아니었어서.. 그런데 이날 '이상저온'이라고, 호텔로 돌아와서 뉴스 켠 순간 알 수 있었다.
 대만에서, 아무리 북쪽이라지만 딴수이 지방 기온이 영상 9도였다니 말 다했지...


 타이페이역에서 딴수이 선 타고 중정기념당으로~ !!



도착하니 역사 내에 귀여운 팬더인형 세 마리가 꾸며진 정원이!! 아이쿳!!


그리고 출구로 나가는 긴 복도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무슨 행사였던 것 같지만 기억이 안 나... ;;
 
 역사명은 아직까지 중정기념당과 민주기념당을 합쳐서 쓰고 있는데, 정식명칭은 민주기념당으로 바뀌었단다.
 뭐, 그것까지 내 알 건 없고 전 세계 대만화교들의 재력이 집대성되어 만들어진 장소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커!! 그리고 넓어!!!!
 
 타이페이 인구밀집도가 어마어마한데,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넓이에 이만한 건물들을, 그것도 세 채나 집어넣었다는 것도 대단하고, 특히 정문(나는 희극당 쪽으로 나왔지만)에 있는 자유광장문!!!



.....이게 문이라고!!!?
 
 그 밑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쪼그매서 개미로 보일 지경이었다.
 얼마 떨어져 있지도 않은데, 너무 커서 무서울 지경;;



넓지만 그리 멀지 않은 길을 걷고 있으려니, 어디 학교등에서 행사를 나왔는지 여기저기 모여 치어리딩을 연습하고 있는 꼬꼬마들을 구경하고(걔네는 날 구경하고) 지나가는데, 쉴 새 없이 원더걸스의 '노바디'음악이 한국어버전+중국어버전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음... TV에서도 계속 나왔으니 인기가 좋긴 좋구나...




남들은 중정기념당 자체를 구경하러 왔지만 난 아니었다.
 계단을 구비구비 올라가면 보이는 장개석의 커다란 동상도 관심 밖이었고, 시간 되면 치러진다는 교대식도 아웃 오브 안중.
 곧바로 다른 출입구를 찾아 목적한 장소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어디냐믄....





벽력 중정기념당 직영점>ㅂ<!!
 
 장개석&송미령 부부의 이미지로써 상품을 만든 매장도 있었고, 그 옆에 조그맣게, 정말 조그맣게 벽력 직영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근데.... ;;;



 .....지못미 불검씨;;;
 





 ...아, 놔;;;
 소환진은 그렇다쳐도 주무파파 뭥미;;;!!!
  
 18센치목우라고 해서, 기존 소우나 목우와는 전혀 다른 타입의 인형이긴 하지만 참, 뭐랄까.
 볼 때마다 안습.
 더 충격적으로 안습인 비우원희도 있었지만, 차마 망가진 아가씨의 사진을 올릴 수 없으니 패쓰.

 


 목적한 것을 사고 계산하면서, 직영점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이는 노부부에게 '영어'로 물어봤다.
 여기 사진찍어도 되냐고....
 
 왜 영어로 물어봤냐면, 얼핏 누가 직영점 사진 찍으려다가 제지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서였는데, 외국인인 티를 팍팍!! 내면 거절은 안 할 것 같아서.
 
 안 그래도 부부 중 아저씨가 '예쓰, 예쓰!!'라고 대답해주면서 나보고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그래서 '남한'에서 왔다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시던<-왜??
 
 난 사진촬영 안 될 줄 알고 잔뜩 쫄았었는데, 맘씨 좋은 부부 덕분에 사진 실컷 찍고 돌아설 수 있었다.
 101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넓이지만 아이템만큼은 정말 알차게 들어가 있어서, 사고싶은 것도 많았지만 그놈의 돈... ;ㅁ;


 돌아서서 나가는데 마침 목도 말랐고, 근처에 자판기가 눈에 들어왔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 이름높은 '흑송기수'가 눈에 들어왔다. 대만판 콜라랬나??
 전철역 광고판에서도 봤었고, 뭐 그런식으로 대하는 것 같길래 콜라려니 생각하고 뽑았다.


 근데...



 이건 대체 뭣이여, 에퉤퉤!!!!
 뭐랄까, 마치 소나무 기름추출액에 탄산을 섞어서 그 안에 민트를 넣은 듯한 맛??!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 가서 뱉어버리곤, 물로 헹구고 그냥 버려버렸다.
 아, 돈 아까워... ;ㅁ;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더니, 딱 그짝... ;ㅁ;

 
 여기서 잠깐,
 
 중정기념당에서 웃기는 일 두 가지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직영점 나가려고 돌아서는데, 등 뒤에서 딱딱, 거리는 발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각 잡힌 예장 차려입은 군인들이 교대식을 하기 위해 날 사이에 두고 지나간 것...

 ....'ㅁ'??
 
 내가 걔네들 길을 가로막고 있었던 모양인데, 중국어로 떠들어도 알아듣지 못 하니까 결국 지네들이 비켰던 것.
 ...웃기다기 보다는 쫌 미안했다.



거의 도망치다시피 나와서 향한 곳은, 희극당 아래쪽에 자리잡고 있는 청핀슈띠엔(성품서점) 중정 점이었다.



 벽력 Q판 만화책이 있을까, 싶어서 향했는데 흑송기수로 버린 입맛도 찾을 겸 우선 캬라멜 라떼 한 잔 시켜놓고 느긋하게 다 마신 뒤, 책 사고 나가서 딘타이펑을 갈까, 어디를 갈까 하는 고민을 한 뒤에 서점 직원에게 내가 찾는 책을 물어봤지만...


 ....시먼띵에 있는 청핀슈띠엔으로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


 딘타이펑이고 나발이고, 우선 시먼띵으로;;;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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