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째

예상스케줄:지우펀->101빌딩 혹은 중정기념관->시먼

실제스케줄:지우펀->단수이->스린야시장;;;

 

 


 조금 피곤했지만, 어디까지나 여행.

 그것도 느긋하게 마음먹고 왔으니까 될 대로 되라지... 의 기분이 좀 있었다.
 알람맞추고 잔 건 마지막 날 뿐, 그 외에는 한 번도 알람을 맞춰놓지 않았는데 그래도 8시 전에 눈이 반짝, 떠지더라;;;


 둘째날 아침도 7시 반인가에 눈을 떴다.
 더 잘 분위기도 아니고, 잠도 오지 않고, 이른 아침이라 한산한 거리를 살짝 내다보고 지우펀으로 향하기 위해 준비.

 이놈의 호텔, 전압약한 건 첫날 체험해서 알았지만 고데기 예열하는데 10분이나 걸렸다.
 그마저도 제대로 예열이 안 되서 셋팅이 제대로 안 되더라... <-돌아다니다보니 머리 다 풀려서 행색이 꽤 초라해졌음


 아침은 호텔 근처의 별다방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아메리카노하고 치즈샌드위치 시켜서 먹는데, 한국에서 어무니로부터의 전화.
 
 한국말이 막 나오니까 현지인들이 신기한 듯 쳐다봤다.
 어무이 왈, TV에서 대만 지진났다고 나왔길래 걱정했는데 내가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큰일난 줄 알고 마음 졸이셨다고 함.

 ....지진난 건 까오숑이고;;;
 이쪽은 북쪽이라 아~ 무 상관없어요, 라는 내용의 통화를 10여분 정도 하고, 내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길래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아!! 이럴수가!!!
 


 같은 아메리카노와 같은 치즈 샌드위치인데 어쩌면 이리도 한국과 다른 건가효... ;ㅁ;
 <-한국은 각성하라 2탄을 부르짖었음.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지우펀으로 가기 위해 쭝시아오푸싱으로 향했다.
 나가자마자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백화점들이 보였지만, 뜨거운 햇빛을 가로지르고 '기륭객운'이라고 쓰여진 버스 정류장에서 대기.


 
 얼마 안 있으니 버스가 왔다. 


 버스비를 따로 내야하는 줄 알았는데 이지카드로도 결제가 됐음.
 단, 탈 때 버스기사한테서 표를 받는데 이 표를 갖고 있다가 내릴 때 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지카드는 내릴 때도 찍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 환승시스템이 이해가 된 상태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단독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점이 없잖아 있었다. 특히, 말을 잘 못하는 외쿡인에게는;;;


 타이페이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는데, 제일 만만해 보이길래 이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반 정도 걸려 지우펀 도착.


 타이페이를 출발할 때만 해도 해가 쨍쨍~ 했는데, 지우펀 도착하니 해가 들어가 있었다.
 어이쿠, 안개까지 꼈;;;

 어디서 내리는지 몰라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길래, 여기 지우펀 맞냐고 내 뒤에 있던 커플에게 물어보자(그것도 영어로) 급 당황하면서 맞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쨌든 목적지 도착, 내리자마자 본 것은 어마어마한 안개와...


 ....개;;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들이 참 많은데, 저런 것들이 어찌 살까 싶더니만 사람들이 먹을 것들을 주고 있었다.
 개들도 별 경계심없이 받아먹는 편이었고, 사람들도 나름의 애정을 갖고 먹이를 던져주는 편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
 하지만 난 얘가 처음에 죽은 개인줄 알고 얼마나 놀랬는지.... 가까이 다가가서 배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걸 보고서야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걸 알았다;;

 버스정류장에서 십여미터만 올라가면 지우펀 안내 표지판이 있는데


 얼마나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면, 한국말로도 표시가 되어 있을까... ;;;

 
 처음에는 기산로로 들어가서 구경.



 중간의 유리공예가 참 마음에 들었다. 특히 복돼지가 ^^
 나중에 내려오면서 하나 사고 싶었는데, 그 아랫길로 내려오는 바람에 결국 구매 못 함;;
 
 후에 가게 되면 꼭 사야겠다. 너무 귀여워 >ㅂ<


 아이스크림과 땅콩엿을 갈아 넣은 전병도 먹고, 아기자기한 장식물도 많이 보고...


<-오카리나;;;

 수기로(수치로)로 내려가는 길을 무시하고 기산로를 따라 쭉 가니까(꽤 많이 갔다)
 
 그 유명한 '금석객잔'을 볼 수 있었다.


 
 여기도 얼마나 한국사람이 많이 오면 '민박'이라고 한글간판이 다 있을까... 만;;
 여기서 묵을 것도 아니고 발길을 돌려 수치로로 갔다.
 

 수치로는.... 글쎄, 한낮의 태양 때문인지(날씨가 오락가락했음)

 그다지 낭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워낙에 많은 까페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지우펀 카페이도 유명하고 아메이차방도 유명하고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아메이차방으로.
 


<-아메이차방 안쪽에 있는 정원.
옛날부터 있었던 걸까, 아니면 관광지 이후 조성된 것일까.

어찌 되었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목각오리가 인상적.


 외국인 처자가 혼자서! 그것도 중국말도 거의 잘 모르는!!
 ...손님이 들어오자 종업원들이 급 당황했다.
 
 겨우겨우 말을 섞고 가는데, 내가 일본어 좀 한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일본어 작렬!!

...근데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최소한 성조를 빼 주던가, 말을 천천히 해 주던가.
 
그래도 300NTD짜리 차를 시켜서 혼자만의 티타임 시작.


 
차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과자종류가 나오는데, 녹차다식하고, 깨강정편하고, 매실말린 것이 나왔다. 하얗고 동글동글한게 매실말린 것인데 '우메보시'라고 부르더만 맞나?
 

<-사진이 흔들린 것 같지만 저 뿌연게 전부 다 안개;;

 차도 맛있게 잘 먹었고, 과자도 맛있게 잘 먹었고, 꼬맹이도 꺼내놓고 혼자서 1시간 반인지 2시간인지 죽치고 있다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초두부의 압박과 안개에 못 이겨서 나왔다;;


 이미 유리공예품에 대한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저 초두부의 냄새만 피해보겠다는 일념아래 수치로를 따라 쭉 내려오는 실수를... ;;;


 관광지를 벗어나니 여기도 사람사는 산동네였음.

 

Posted by 찰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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