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예정 스케줄:
도착->성미->호텔체크인->딴수이->(시간남으면 스린 야시장)
실제 스케줄:
도착->성미->호텔체크인->101빌딩... ;;;
타이페이 역에 도착하니까, 더위도 더 강하게 느껴지고 무엇보다 흐렸던 하늘이 개었다.
햇빛 완전 작렬;;;
많은 짐을 끌고(캐리어 하나, 내 가방 하나, 면세점에서 친구가 준 여행가방 하나) 가니까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더라. 어찌된 영문인지 중국에서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와 있었다.
...등불축제보러 왔나?<-나는 못 봤다
예정스케줄대로라면 우선 성미공방에 가는 것.
저번에 쓰다 남은 유유카(교통카드)도 있겠다, 짐 넣어두는 유료보관대도 알겠다 싶어서 타이페이 역 지하로 내려가 짐을 우선 맡겨놓고 판난시엔 야똥이위앤 행 전철을 타고 성미로.
모 님이 소개해준 대로 찾아가는데 의외로 전철역에서 성미목우점까지의 거리가 꽤 되었다.
왠지 빈손으로 가면 그것도 그런 것 같아서 전철역 내 위치한 던킨에서 세트 하나를 샀는데,
어라?
199NTD(환율 적용하면 아무리 비싸도 7700원).
열개들이 세트가 이것밖에 안 한다고!!! 한국은 각성하라 1탄을 부르짖었다.
케이스도 그저 길쭉한게 아니라 정말 적당하게 담을 수 있는 정사각에 가까운 예쁜 모양새였음.
이걸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룰루랄라 걸어서 성미에 도착.
멀리서 보이는 소환진... ;;; 상반신은 태풍에 날아갔는지 하반신밖에 안 남았네-_-;;
왜 있는지 모르겠는 작은 신호등 하나와, 보행자를 무시한 신호등 하나, 그리고 또 보행자는 안중에도 없는 신호등 하나를 지나야했다;;
'니 하오~' 하고 들어가니까 안에 계시던 아주머니 두 분이, '한국?'이라고 되물으심.
네, 한국의 그 찰리씨 맞심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면서 아주머니 한 분이 안으로 들어가시더니...
용님을 모시고 나왔다.
부채까지 완벽하게 들려 셋팅되어 있는 나의 용폐하... ;ㅁ;
소매에 중국어로 '한국 찰리씨 구매'라고 되어 있;;;
부채는 서비스. 아이쿳, 감사해라 >ㅂ<
선물로 가져온 던킨 팩을 안겨 드리고, 그제서야 한쪽 구석에 엎드려 있는 말라뮤트를 발견.
얘가 걔구나.... 싶어서 왠지 반가웠다.
사진으로만 무수히 봤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인데, 뭐랄까...
바보?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개였음. 나이도 몇 살 된 것 같은데 강아지같은 느낌이라 정말 귀여웠다.
매장과 작업장을 구분짓는 통로가 전용석 같은데, 문제는 그 통로에 이런저런 책들이 있어서, 아저씨나 아줌마가 책을 찾느라 얘를 자꾸 발로 민다던가, 다리사이에 끼고 움직이지 못 하게 하는 등의 웃긴 일들이 자주 발생;;
한 시간인지 두 시간인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부탁받은 것도 사고, 용님 사진도 찍고, 공방에 있는 다른 목우들 사진도 찍고...
뭔가 재충전되는 기분으로 업 한 후에, 시간있으면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며 퇴장.
<-결국은 못 갔지만;;
커다란 목우가방을 메고 나오니까 택시기사들이 몇 사람, 내 앞에 섰었다.
그런데 내가 탈까말까 고민하면서 택시들을 외면했기 때문에 서다말고 그냥 지나갔는데, 아무래도 목우가방 메고 타이페이역까지 전철은 무리일 것 같아서 결국 한 대를 세웠다.
꽤나 유쾌한 기사분이었음.
짧은 중국어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나더러 대만 처음이냐고 묻길래 두 번째 온다 그랬더니, 두 번 온 사람치고 중국말 잘 한다고;;;
학원에서 배웠다니까 이상할 뜻모를 소리를 하면서 그래도 잘 한다고<-립서비스겠지만 기분은 좋았뜸.
타이페이 역 어느쪽으로 갈래? 하길래 호텔 체크인도 해야겠고, 화운데이션을 하나 가져오지 못 한 것이 생각나서 신광 미츠코시 앞에서 세워달라고 했다.
백화점 앞에 택시가 서니까 경찰이 저 멀리서 오더라. '너 뭔데 도로 한 가운데서 택시 세워!'
기사 아저씨와 경찰간의 짧은 실랑이. 전혀 알아듣지 못 하는 시늉으로 눈 동그랗게 뜨고 있는 짧은 반팔의 선글라스 외국인 처자가 하나.
경찰이 나랑 택시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그냥 보냈다. 기사 아저씨한테 '괜찮슴둥?'하고 물어보니까 '괜찮슴, 괜찮슴'하면서 바이바이~ 하고 사라졌다.
솔직히 그냥 가도 상관없겠지만 괜시리 미안해져서...
바로 신광 미츠코시로 들어갔더니 다행히도 바비브라운이 있었다.
중국어로 인사했다가 영어로 답한 나 때문에 대 혼란을 겪은 매장 직원들... ;;;
한국이나 대만이나 외국인 대하는 건 똑같구나...
어찌됐든 화운데이션 1개 구입. 가격은 한국이나 대만이나 똑같다.
아이고, 돈 아까워. 면세점에서 진작 구매했으면 더 싼데 ;ㅁ;
백화점을 나와 바로 숙소인 화화 대반점으로 직행. 한중가 1단 19호에 있다고 했으니까, 우선 큰 길은 한중가를 찾고, 그 다음에 단을 찾으니까 바로 화화대반점이 나왔다.
구관이 있고 신관이 있어서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타입인 줄 알았더니, 사거리 큰 길을 사이에 두고 큰 길을 마주본 신관과, 작은 길을 마주 본 구관...
<-사진은 둘째 날 저녁무렵 찍은 것.
첫날엔 경황이 없어서 못 찍었다;;
내가 머물 곳은 구관 건물이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호텔 바우처를 내미니까 5층에 있는 방을 줬는데...
처음엔 내 방인 줄 몰랐다;;
문이 열려 있는 방이 있긴 했는데, 꼭 비상구로 연결되는 통로같은 느낌이라 머뭇거리고 있었더니 장기투숙객으로 보이는 일본 아저씨가 '이 방 맞다'라면서 안내를;;
아리가또... -_-;;
방 모양은 이런 상태.
복도에서 봤을 때는, 방문이 열려 있어도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건 알고 있는 사람들 한정이고;;
나는 진짜 방인 줄 몰랐다;;
생각보다 깔끔하지만 뭔가 후줄근한 방 상태에 실망도, 만족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침대에 우선 드러눕고, 용님을 가방에서 꺼내는데 왜 이렇게 지치는 건지... 혼자 와서였을까.
기분도 이상하고, 좀 서글펐지만 대만에서 지내자면 짐이 필요했다.
타이페이 역으로 그 짐 가지러 갈 생각하니 지쳐서인지 엄두가 안 났는데, 모 님과 통화하던 중 그 분이 묘안을 내셨음.
'101 갔다오면서 짐 찾아오시믄 되잖아요'
아하~!!
그런 방법이!!!
+예정스케줄:딴수이에서 101빌딩으로 급변경
용님을 호텔방에 세워놓고, 101로 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