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딱 사람 알아보고, 또 기억 잘 하는 걸 뭐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난 그게 안 된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도 계속 봐야 기억하지, 그렇지 못 하면 잘 못 알아보는 편.

물론 오래 같이 일한 사람은 몇 년 지나도 기억하지만....


인천에서 일 할 무렵 이런 일이 있었다.

하루에도 몇 만명의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이지만 연예인도 그만큼 오는데 여름 끝나갈 즈음이었나...

늘씬하고 이목구미 아담한 아가씨가 왔다.

호주가는 비행기였는데 미주노선 액체류 제한규정에 걸려서 구매를 못 하게 된 '안타까운' 상황.

워낙 미인인지라 여차하면 게이트로 가져다주겠다고 하고 싶었지만 호주가는 비행기,

내가 일하는 곳에서 뛰어도 10분 거리의 게이트였던지라 차마 그 말은 안 나왔다

<-일단 내 브랜드도 아니었음.

그런데 안타까운 건 나보다 본인이 더 했는지, 커다란 선글라스 안쪽의 큰 눈망울이 애처로움을 담고

'안 돼요? 정말 저 술 못 사요? 어떡하지... '

.....침몰. 여자인 나도 이 정도인데 남자가 봤으면 정말 온 몸에 땀띠로 두드러져도 술 들고 뛰었을 상황.

하지만 난 여자인지라 싱글싱글 웃으면서 '네, 안됩니다 고객님' 이래버렸다.

그 아가씨, 고개 푹 숙이고 '안녕히 계세요'하면서 매장 나가는데 계산대에 있던 직영 사원이

'언니언니, 정말 예쁘지?'라고 하길래 '그래, 예쁘긴 정말 예쁘다. 연예인 해도 되겠네'

대답한 순간 그 직원 눈이 요렇게->-ㅁ- 변했다

'언니, 몰라? 저 사람 M양이잖아'

....뭐?

참고로 나 그 문제의 M양과 10분동안 액체류 규정 놓고 떠들어댔다.

그런데 한 순간도 못 알아봤다는 얘기다.

그 후에도 비슷한 사건이 꽤 있었다. 그리고 내 별명은 동태눈깔로 변질되기 직전이었고...


인천 관두고 백수의 나날을 보내다가 김포에서 일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정말 눈 돌아가게 예쁜 아가씨가 출국장으로 들어왔다. 아휴, 너무 예뻐서 정말 시선이 꽂히더라.

내가 너무 열심히 쳐다봤나? 이 아가씨 수줍어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길래 실례인 거 같아 고개를 딴 데로 돌렸다.

술에는 관심없는지 화장품 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보는 거 같았는데 정말 눈이 갈 수 밖에 없는 미친 미모... ;;

근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왔다. 누구지? 하고 있는데

알고 봤더니 K모양이었다. 인터넷 얼짱 출신의 K양.

....이쯤되면 정말 동태눈깔이라 불려도 할 말 없는 지경일지도.




Posted by 찰리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