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 공작실에서 나온 후(지들끼리 시끄럽게 떠들다가 우리 가려고 나가니까 '짜이지앤~ '<-;;)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시먼띵하고 용산사도 다시 가려고 했지만) 타이페이 101과 스린 야시장으로
방향을 잡고 향했다.
타이페이 101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건물.
MRT시정부 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가라고 하던데...
버스도 좋지만 그냥 걸어가기에도 나쁜 거리는 아니었다. 약간 헤맬 것을 각오했지만 워낙에 높다 보니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더라... ;ㅁ;
전망대에 올라가려면 어디로 가야된다는 말을 보긴 한 것 같지만, 가방속의 가이드북은 방치한 채 그 어마어마한 건물을 돌아
101빌딩이라고 되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로 치면 테크노마트 안에 있는 벤처빌딩 같은 것인지 이미 깜깜한 빌딩안으로
외쿡인 처자 둘이 진입하려고 하니까 경비원이 엄청 놀래더라;;
덕분에 제대로 된 안내를 받아서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아저씨, 캄샤~
전망대 티켓을 사러 가는쪽은 SOGO 백화점의 명품관이 들어서 있는 101 몰의 한 켠이었다.
(타이페이 101과 101 몰이 붙어 있음)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고 어찌나 예쁘게 꾸며 놓았는지... 근데 솔직히 아열대 국가이다 보니까
저녁이 되니까 좀 서늘해지기는 했어도 그닥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안 나더라.
1인당 400NTD의 입장료 지불하고 전망대 티켓 GET~ (400NTD면 이때 환율로 약 2만원 정도)
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일본사람들도 엄청 많이 오는 모양이었다. 엘리베이터 가이드 아가씨가
3개 국어로 이야기를 하는데 중국어, 영어, 일본어 세 가지.
다른 건 그렇다쳐도 일본어는 딱 두 단어밖에 못 알아들었다. '미미(귀)'하고 '구다사이' ...;;;
워낙에 중국어 성조가 강하다보니 외국어를 쓰는데에도 성조가 들어가는 모양인지라 보통의 일본어에
익숙한 나로서는 절대 못 알아들을 상황.
그래서,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인 88층까지 단숨에 올라왔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타이페이의 야경들....
찍사가 허접해서 사진을 저따우로밖에 찍지 못 했는데, 밤은 화려한 야경을 보러, 낮에는 타이페이의 시내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모습때문에라도 올 가치가 있었다.
그런데 왠 한국사람들 이렇게 많어;;
일본인이 반, 한국 사람이 반인 것 같았다. 왠걸?
상품샵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대충의 한국말은 할 줄 알더라. 그러나 대세는 일본어(쳇)
솔직히 101 빌딩이 유명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것도 있지만 다른 한 가지는
건물이 흔들리지 않게 상층부에 설치해 놓은 댐퍼(DAMPER)다.
이 댐퍼를 모델로 만들어서 온갖 캐릭터 상품을 내놓기도 했는데...

얘가 그 101 댐퍼의 캐릭터 형상화 시킨 물건.
그리고 이때 보석전시회인지 뭔지 해서 산호와 옥으로 만들어진 온갖 보석장식물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로 보면 말도 안 나올만큼 정교하고 세세하게 만들어진 것들인데 이거 하나만... ;;
만약 2월달에 가게 된다면 또 보고 싶을 정도로 예쁘고 귀한 것들이 많았어도 별로 사고 싶지는 않았다.
너무 비싸;;
야경을 보고, 야외 전망대까지 나가게 됐는데 댐퍼가 움직이는 키릭키릭 소리만 들려오지 댐퍼는 보기 힘들었다.
대강 실내에 있는 것 같으니 안에 들어와서 경비로 보이는 총각들한테 물어보니까...
이건 또 왠 일. 너무 영어가 유창해 주시는 거다;;
간신히 몇 마디만 알아듣고 향했는데 말해두지만 대만의 상업구는 간 곳을 또 가야만 목적지로 향할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곳도 많다.
보석전시장을 지나, 88층을 지나서, 숨겨져 있던(?) 통로로 향했더니 댐퍼 발견.

쇠철판을 여러 개 겹치고 겹쳐서 커다란 구를 만든 다음, 쇠줄을 엮고 또 엮어서 이 구를 지탱하고 아래쪽에도 보면
구를 붙잡기 위한 파이프가 바닥과 연결되어 있다.
쓰촨 대지진 때 딱 한 번 크게 요동쳤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그렇게까지 거대해 보이지는 않고...
완전 전시용으로 만들어서(우리나라같으면 아마 폐쇄했겠지만) 만들어진 순간 금칠 스프레이까지 입혔다.
이것으로 101 빌딩 구경도 완료, 그 다음 향한 곳은 스린 야시장.
다른 곳도 많지만 숙소에서 가장 가깝고, 유명한 야시장을 고르다보니 이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스린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스린 야시장.
너무 복잡하기도 하고, 101에서 산 펑리수가 짐이 되어서 카메라로 야시장은 못 찍었다.
남대문하고 동대문이 기묘하게 조합된 듯한 분위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까오숑에서의 리우허 야시장이
훨씬 더 좋았다. 먹을 것도 많고, 맛있기도 했었고...
스린은... 뭐랄까, 외국인한테는 정말 정체불명의 음식들이 많아서 차마 쉽게 도전하기가 어려웠는데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식 떡볶이를 파는 매대도 있더라 'ㅂ';;
외국인들이 남대문이나 동대문에 오면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으나 먹을 것의 종류는 다양한 것에 비해
전시되어 있는 재료의 수상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배고팠다. 그것도 무척.
호텔에 돌아가서 먹을 요량으로 닭가슴살을 두드려서 연결한 튀김을 하나 사고,
야시장 입구에 있던 때깔좋은 과일매대에서 과일을 샀는데...
바가지 썼다. 과일 네 봉다리에 500NTD(한화 약 25천원)
말이 안 통하니 따질 수도 없고, 여행 마지막 만찬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호텔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 구입.
숙소인 선루트. 퉁마오에서 너무 넓게 썼던 기억때문에 여기는 상당히 협소하게 느껴졌지만
그렇게 좁은 방은 아니었다. 나름 괜찮았음.
닭가슴살을 두드려펴서 만든 튀김과....
야시장에서 바가지 쓴 과일들. 이제보니 세 봉다리.... (작은 거 한 봉다리는 그냥 서비스라고 넣어준 듯)
그런데 과일이 때깔만 좋았지 맛은 그다지 없었다. 정말 리우허 과일이 생각나던 순간...
편의점에서 산 맥주와 함께 벽력 방송을 보면서 30일도 이렇게 종료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