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1
목적지는 뉴욕이지만, 일주일이라는 여정이라 다른 도시를 한 군데 더 추가하고 싶었다.
그리고 추천을 받기도 했지만 미국의 수도이기도 한 곳이니 워싱턴을 중간에 넣었다.
둘째 날 갈까, 했지만 시차도 시차거니와 새벽에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을 것 같아 셋째 날 일정으로 했고, 한국에서 암트랙을 예약해서 바우처를 프린트 해 왔다.
새벽 5시 경에 출발해서 워싱턴에 8시였는지 8시 반인지 하여튼 그 때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펜 스테이션까지 가려는데, 새벽 4시에는 운행하는 열차가 없어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는데....
새벽 근무중이던 호텔 프런트 직원이, 내가 그 시간에 나와서 거침없이 밖을 향해 가니까 눈이 동그래져서 쳐다보더라;;;;
시선이 딱, 저 사람은 뭔데 왜 이 시간에 혼자 나가는거지??, 요거였음.
펜 스테이션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중심가 쪽이라 외지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그 시간대 치고 사람도 꽤 많았지만 펜 스테이션 주변은.... 그냥 으슥했음;;;
택시라도 불러달라고 할 걸, 하고 후회했지만 가끔 보이는 현지인들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꿋꿋하게 걸어갔다.
시간대가 좀 아슬아슬하기는 했는데, 바우처를 꺼내서 티켓 창구를 찾으려니까 역 내 청소하시는 분이 바우처 있으면 티켓 안 뽑아도 된다고, 그냥 플랫폼으로 내려가라고 했다.
새벽 시간대인 것을 감안해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바우처든 티켓이든 상관없이 선반쪽 좌석번호에 꽂아 놓으면 역무원이 돌아다니면서 티켓 검사를 하는데, 바코드로 찍어서 일일이 확인하더라.
어차피 좌석 자체는 자유석이라 아무데나 앉아도 상관없음.
순서가 좀 이상하지만, 암트랙 외부 모습. 지하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는 대만 고속철이랑 언뜻 비슷하기도 하고... .
땅덩이가 넓어서 워낙 장거리로 운행하는 열차라서 그런지, 좌석마다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열차가 출발하고, 내 바우처도 선반 위에 꽂아 놓고(꽂는 부분이 따로 있었음)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바깥을 열심히 쳐다보다가 어느 순간 잠들었는데
갑자기 눈이 환해져서 일어났더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워싱턴하고 뉴욕 중간 지점으로 기억한다.
눈은 부셨는데, 하늘이며 색감이며 정말 비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여기가 정말 다른 나라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같은 하늘인데 어쩌면 이렇게 예쁜지 계속 감탄밖에 안 나오더라.
미국 와서 좋았던 것 중 가장 첫 번째가 맑고 파란 하늘.
여하간 여기서부터 두 시간 정도 더 움직여서 드디어 워싱턴 도착!!!
뉴욕에서는 못 봤는데, 유니언 스테이션 스타벅스에서는 계절 한정 메뉴라고 입간판이 서 있길래 주문해서 마셔봤다.
....그냥 별 맛은 없었음;;;
걍 커피+아몬드 크림 맛. 메이플인 건 잘 모르겠더라.
커피 마시면서 유니언 스테이션 안을 구경하면서, 뭘로 시내로 이동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실내라서 그런지 구글지도가 잘 안 잡혀서 빙글빙글 돌았다.
내가 원한 건 버스 정류장이었는데, 버스 정류장이 나오기는 했다.
빅버스 정류장.... -_-;;;
매표소 직원이 뭐라뭐라 얘기하는 것을 대강 알아듣고, 티켓값이 좀 헉, 하기는 했는데(한 화 약 2만원 가량?) 하루종일 이용 가능하기도 하고 원하는 장소에 따박따박 내려준다고 하길래 그냥 이용하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제퍼슨 기념관.
하늘이 정말 요상한게, 이랬다가 막 파랬다가 아주 난리도 아니었고 워싱턴이 오히려 뉴욕보다 훨씬 추웠다... 'ㅁ'
피곤해서 더 그랬던가 싶기도 했지만.
국회의사당인가?? 싶었는데, 내려서는 못 가 보고 버스 타면서 지나간 것으로 만... 족.. 해야 했다;;;
하루종일 워싱턴에 있었는데, 암트랙 열차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들르지 못 하고 그냥 왔음.
그리고 빅버스에서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가 타길래 편하게 앉으시라고 자리 양보했더니, 대놓고 이랬다.
'칭들이 저래 보여도 정말 친절하다니까.'
.....나도 멈칫, 하고 버스 안에서 그 말 들은 인원들이 전부 경악해서 그 발언을 한 백인 영감님을 째려봤다.
그리고 나 내리는데 '바이바이, 칭' 이 지랄.
그 말 듣고 너무 화가 나서 째려보면서 내렸다.
그런데 목적지를 착각해서 잘못 내렸음.... 그 다음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