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5-16 대구
서울에서 연말 모임 갖고, 한 달만에 대구로 신년 모임... 이라기에는 산 양하고 나 둘 밖에 없었지만 여하간 신년 모임을 하러 갔다.
호텔은 인터불고-금호강 보이는 곳으로-갔는데, 산 양이 뷔페 패키지로 묶어서 예약을 했다고 함.
동대구역에서 만나 택시 타고 곧장 호텔 고고싱하는데, 난 처음에 길 잘못 든 줄 알았다. 무슨 공사가 한창인 곳으로 들어가는데, 거기가 호텔이래;;;;
그런데 호텔이 맞긴 맞더라.
도어맨이 다가오긴 왔는데 택시 문 안 열어줬음..... 난 당연히 열어주리라 생각하고 가만 있었는데 진짜 안 열어주더랔ㅋㅋㅋㅋ
공사가 한창인 곳은 신관?? 뭐 하여간 뭔 카지노가 있는 건물이었고, 오래된 티가 팍팍 나는 본관에서 일단 체크인을 함.
재밌는 건 숙소는 신관인데, 다른 여가 시설을 줄기려면 본관으로 와야 한다는 거였다.
본관 로비 쪽.
사람도 없고, 한적하고... 평일이라 더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안내를 받고 신관으로 행했다.
걸어서 5분이 안 되는 짧은 거리기는 한데, 비나 눈이라도 오면 대략 난감일, 그대로 야외에 노출된 길을 걸어서 신관으로 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방 문이 안 열린다!!!?
삽입형이 아니라 터치형 카드였는데, 문이 아무리 해도 안 열려서 마침 지나가던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돌아온 답이 가관이었음.
카드가 굉~~~~장히 민감해서 자성물질에 취약한 관계로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랑 겹쳐서 들면 카드가 망가질 수 있단다.
그래서 문이 안 열리는 것이니 프런트에 갔다 와야 한다고.
순간 황당했지만 일단 산 양이 다시 프런트에 다녀오기로하고, 난 그 동안 짐을 지켰다.
방문 앞에 서서 유튜브 보고 있는데 산 양이 돌아와서 하는 말이, 프런트 직원이 뭘 이런걸로 다 오셨냐고 그러더란다.
....???!!!!
쨌건, 너무너무 예민하고 너무너무 민감해서 개복치 같은 카드를 최대한 휴대폰과 접촉하지 않게 하며 문고리에 댔더니 오픈 성공.
안에는 대강 이러했음.
노보텔과 비슷한 구조인데 훨씬 작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어매니티로 제공된 바디 용품도 괜찮았고 가장 큰 장점은 양치용품이 무료!!!
그런데 룸에 있는 캡슐커피 머신이 작동이 안 된다.
커피 마시고 싶어서 오픈했는데, 캡슐만 삼켜버리고 커피가 안 나왔음.
잠깐 짐 정리하고, 저녁이 여섯시부터라 본관 라운지에서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가기로 했다.
패키지에 라운지 음료 교환권이 있었는데, 온리 아메리카노였음.
날씨도 더운 편이었고, 이래저래 환장할 상황에 속도 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교환.
딸려 나온 과자가 맛있었다.
날씨하고는 상관없이 해는 빨리 지더라.
이때 하늘이 컴컴했는데 정작 사진은 밝....;;;
시간 되서 자리 정리하고 뷔페 식당으로 향했다.
로비가 1층인 줄 알았더니, 산 깎아서 그 위에 건설한 모양이더라.
요런 샹들리에가 있는 널찍한 로비 통로쪽 홀이 따로 있었고, 그 맞은 편에 어마어마한 샹들리에가 또 있었는데 그 아래쪽에 식당이 보였다.
아무리 봐도 돈지X.....
저 샹들리에가 그렇게 유명하대요~ 라는 말을 한 귀로 흘리면서 뷔페 라운지로 들어가서 패키지 입장권을 내미니까 바로 회수하지는 않고 자리 안내를 도와줬다.
자리 앉으면서 와인 가져왔는데 코키지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와인 메뉴판을 갖다 주지를 않나, 그래서 이게 아니고 술 가져왔는데 잔 보증금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다른 사람이 왔다.
뭐 여하튼 그렇게 세 번인가?? 겨우겨우 와인 버켓이랑 잔 얘기하고 음식 가지러 갔다 온 사이에 쿨링 버켓이랑 잔이 준비되어 있었다.
스파클링은 어디서 받은 건데, 같이 곁들여서 마시기에 나쁘지 않았다.
너무 시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은 정말 음식용 스파클링.
음식 퀄리티도 좋았고, 가짓수도 매우 풍성한데 가격이 놀라웠다. 가격대가 토다이 수준인데 훨씬 고퀄리티.
이것저것 먹으면서 저녁 해결하고, 코키지만 3만원 추가했다. 나오는 길에 샹들리에 설명을 보는데 여하튼 어마어마하긴 했다. 뭐라더라, 기치료 효과도 있다던가??
피라미드 형식이라 우주의 기운을 한데 모아주는... 어쩌고 저쩌고.
우주의 기운 ㅋㅋㅋㅋㅋㅋ
속는 셈 치고 반은 장난삼아 2분 정도 그 아래서 수다 떨다가 객실로 돌아와서 씻고 2차를 시작했다.
맥주와 과일.
사진은 안 찍었는데, 동대구역 신세계 마켓에서 산 청포도하고 체리였다.
난 진심 청포도가 무슨 진열용으로 만든 가짜인 줄 알았다. 일반적인 청포도의 모양과 향이 아니었음.
알도 크고 굵직한 게, 술이랑 같이 먹는데 당도가 높아서 취하지도 않고 오히려 술이 깨는 효과를 줬다.
잠들기 전 본 텔레비전에서는 대만이 나왔고, 대만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정신 잃고 잠들어버렸음.
잠들기 전에, 일찍 일어나면 밥을 먹으러 가고 만약 늦게 일어나면 걍 모닝 맥주와 남은 과일로 상큼하게 시작하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찌어찌 기상.
그리고 같은 장소로 조식 먹으러 감.
분명 이때까지는 해가 비쳤는데.... 먹는 동안에 날이 갑자기 흐려졌다.
커피 머신이 안 되던 조식당에서 대충 우겨넣고 객실로 돌아와 남은 과일과 맥주로 디저트를(!!!) 해결했다.
그리고 체크아웃하려고 나가는데 본격적으러 비 옴.
체크아웃하고 산 양 집으러 향했다.
먼저 이 집 강아지가 날 보고 짖어대고-생각해보니 사진 못 찍음-강아지 기에 눌려 작은 방에서 지내는 냥이들을 보러 들어갔는데, 낯선 내가 나타나니까 냥이 두 마리가 소심하게 책상 밑에 숨어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마저도 얼마 안 지나 나왔는데, 기쁨도 잠시....
난 내가 고양이 알러지 있는 건 여기서 처음 알았다.
솔직히 고양이 알러지인 줄도 긴가민가 하긴 하지만, 별안간 코가 매워지더니 눈이 아파지고, 목 안쪽이 따끔따끔.
원래 한 마리가 더 있는데-어미고양이-이 비 오는 날 아침부터 가출해서 내가 서울 도착했을 때 귀환했다고.
어미냥이가 길에서 자란 애라 가끔 왔다갔다 한단다.
좀 더 놀고 싶었지만 더 이상은 무리라 냥이들이랑 바이바이.
그리고 카페 가는 길에 보인 약국에서 알러지 약을 먹었는데 저녁때까지 계속 목이 아프고 콧물이 줄줄 나오더라....
핸드드립으로 내린 과테말라 강배. 맛있었다.
카페에서 마저 놀다가, 차 시간이 임박해서 짐 챙겨서 가는데 비가 본격적으로 내렸다.
짐이 있으니까 비 오는 날씨가 대략 난감, 지하철로 동대구까지 이동해서 신세계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버스 타고 서울로 귀환.
서울 오니까 비가 온 흔적만 있어서 다행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