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30-휴식
같이 일하는 직원이랑 급 호텔 휴가를 가기로 했다.
장소는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그 친구 요청대로
'욕조가 있고, 침대는 더블'인 곳으로 알아보다 보니 예약한 곳이 명동 솔라리아 니시테츠 호텔.
모든 방에 욕조가 있다, 라는 설명을 보고 예약했다.
그리고 30일 일 끝나자마자 바로 고고싱.
일단 방은 마음에 들었다.
일본계 호텔답지 않게-서울이라서 그런가-방은 꽤 넓은 편이었음
자동적으로 사람의 접근이 있으면 뚜껑이 올라가던 비데.....
세면대에 별도의 세정제가 없다는 게 좀 아쉽기는 했다.
욕조-샤워실과 세면대가 분리되어 있던 욕실.
몰랐는데 핸드 타올이 목욕타올이랑 같이 세면대 아래 들어가 있는 걸 그 다음날 아침에야 발견했다.
대충 방 둘러보고 와인 오픈하는데, 로비에서 분명 룸에 와인잔이 있다고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로비에 전화했더니 가져다 준다고 그러고선, 기껏 갖고 와서 하는 얘기가 '빌려드리는 겁니다'.
...가져갈 생각도 없음.... ;;; 그런데 가져가는 사람이 있긴 있을 거다.
원래 목적은 편하게 룸서비스 시켜서 와인이랑 같이 하는 거였는데, 여긴 룸서비스가 안 된다더라.
밖에 나가서 보쌈 사 왔다.
그런데 이게 정말 조합 최고였다!
와인은 아포틱 레드-미국산으로 했는데, 보쌈이랑 너무너무 잘 어울리는 거... 'ㅁ'
순식간에 해치우고, 2차도 와인.
보르도는 복불복이 너무 심해서 안 좋아하지만
이건 성공~!
포도도 맛있었고, 파인애플도 맛있었는데....
그런데 뭐가 부족한 것 같은 것이다;;;;
기껏 씻고 옷도 편하게 입고 있었지만 밖으로 나옴.
편의점에서 육포를 사고, 음료수를 사고 중간에 오다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으면서 돌아왔다.
육포도 와인이랑 같이 후루룩, 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음.
와인 다 마시고, 대강 방정리하고 목욕하고 씻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잠들었다.
암막커튼 치니까 너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같이 자는 사람이 있으니까 기본등을 켤까 말까 고민하게 됨.... 아무튼, 아침까지 푹 잤다.
일어나서 대강 어둠속을 더듬으며, 입구쪽의 센서등에 의지해서 커피를 찾았다.
포트를 물로 한 번 헹구고, 커피를 찢었는데 드립 커피. 왠지 횡재한 기분으로 아침 시작.
커피 마시고 부시럭거렸더니, 잠에서 잠깐 깬 친구한테 양해 구하고 암막 커튼을 걷었다.
이때 시간이 11시? 나는 이미 나갈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 친구 씻는 동안 커튼을 열어봤더니 명동 성당이 보였다.
뷰도 나쁘지 않고, 가격 대비 호텔 시설이 좋은 편이고.
그 친구도 씻고 나와서 커피 한 잔 내려줬는데, 잠깐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럽지 않아 하마터면 늦은 체크아웃 할 뻔....
어찌어찌 시간에 맞춰서 나와서 로비에 키 반납하는데, 와인잔은 어딨냐고 물어보더라.
그것도 같이 가져왔어야 했나... 'ㅁ'
방에 있다고 했더니 그럼 가셔도 된다면서 안녕히 가시라고 하더라. 하긴, 직원들 입장에서는 찜찜해도 가방 안 좀 보자, 라고 말할 수는 없지.
이 호텔은 뭐 빌리면 체크아웃 할 때 갖다 줘야 되는 건가 보다.
그리고 느직하게 아침 겸 점심 먹으러 근처에 있는 고기집으로.
근처 회사원들은 와서 점심 메뉴 먹고 있는데, 그 옆에서 화려하게 고기를 구워 먹으려니 뭔가 미안했다.
그래도 일단 먹고 봐야지.
내가 시킨 건 우롱차, 그 친구는 사이다.
농담으로 저녁에 왔으면 술 시켰을 거라고 둘이서 웃었다.
가위질 몇 번에 죽죽 찢겨 나가던 안심과
계란 파동 때문인지 날계란 빠진 육회.
나중에 갖다 주기는 했다.
그리고 안심과 함께 주문했던 업진살.
이렇게 먹고 15만원 안쪽이었으니 나쁘지는 않았음. 고기도 좋았고, 직원이 구워 준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
무슨 먹지 못 해서 걸신들린 사람들 모임마냥, 소화도 시킬 틈도 안 주고 바로 빙수 먹으러 고고.
이거 지점마다 메론이 다르게 나오나?
아니면 메뉴가 다른 건가....
속 파낸 메론이 통으로 올라가 있어서 보는 순간 난감했음. 그래도 너무 잘 먹었다.
풍성하게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그러고 집으로 돌아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