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30/31 후쿠오카-2
잠깐 쉰다는 게 눈 떴더니 아침 9시....
캐널시티 워싱턴 체크아웃은 11시....
눈 뜨자마자 클렌징하고 물 받아서 목욕하고 씻고 나와 머리 말리면서 어제 사 온 포도랑 요구르트 먹고, 아무튼 할 건 다 했다.
포도 진짜 맛있었다 'ㅁ'
가볍게 먹고, 다시 나갈 준비를... ...하... 고.... ;;;
짐 정리 마무리하고 나왔더니 오전 10시 40분이었나, 여하튼 체크이웃 시간 전이었는데 그 전날 돈키호테 가서 샀던 물품들이랑 캐리어랑 맡겼더니 호텔 측에서 언제 와서 찾아갈 거냐고 물어보길래, 5시 전까진 오겠다고 했다.
오늘의 목표는 다자이후.
100엔 버스를 타고 텐진까지 가서, 거기서 니시테츠 선을 이용하는데 다자이후까지 얼마라고 아예 한국어 안내판이 있더라.
400엔 지불하고 티켓 사서 전철 역사로 진입했다.
뭔가 오사카 우메다 역이랑 되게 비슷한 느낌.
10시 46분 다자이후 급행 타고 고고싱.
한참 걸릴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반대로 오는 것도 마찬가지였고-올 때는 한 번 갈아탔지만 그것고 오래 걸리지는 않았음.
작년에는 한국이 워낙 더워서 일본이 상대적으로 쾌적하게 느껴졌었는데, 올해는... 그냥 녹아 내리더라.
이게 정상인가, 싶기도 하고.
다자이후 역 도착했더니 처음 오는 사람들도 난감해지지 말라고 어느 쪽으로 가면 좋은지 표지판이 있길래 따라갔다.
따라갔더니 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다자이후 사당이 보였고, 그 양 옆이 죄다 관광 기념품 가게더라.
이 쪽 어딘가에 매실 특산지가 있는지, 매실 떡부터 시작해서 매실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다.
특별하게 매실이다!!! 할 수 있을 맛은 없었음. 우리나라의 그 인공적인 매실 맛은 아닌데, 뭐가 좀 특이하긴 했다.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올라가니까 사당 입구가 나타났고, 그 옆에 대강 지도를 보니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일부고 나머지는 그냥 그 영역인 듯.
박물관도 있긴 했는데 굳이 갈 필요는 못 느껴서 남들 가는 곳만 가 보기로 했다.
누구나가 다 만져서 뿔과 얼굴이 반질반질한 황소상.
이미 이거 만진다고 머리 좋아질 나이는 아닌 것 같지만 그냥 만져봤다.
침략이 없었던 흔적인지 수령이 오랜 나무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고, 연못의 잉어가 너무 커서 무서웠다.
굳이 누군가를 모신 사당이기에 앞서서 이런 인공적인 건물 안에 오랜 자연이 같이 한다는 것이 좋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뭐, 그랬다.
본관 쪽 도리이, 그리고 왜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영수-기린.
그러고보니 기린이 지혜를 상징하던가.... 가물가물;;;
사람들 많이 몰린 지역 피해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모자상을 모신 사당이 있었는데 제발 모자상 앞에 있는 불전함 털어가지말라고 경고문 붙여 놨더라.....
인간들이 대체 무슨 벌을 받으려고 바쳐진 돈을 욕심내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떽!
위쪽으로 뭔가 신사가 더 있는 것 같았는데, 왠지 가까이 가면 안 좋을 것 같은 강력한 본능에 의지해서 올라가지 않았다.
실은 아침이 부실해서 배고프기 시작했다는 게 정답.
사당을 다시 가로질러 나오다가 선물용 부적 구입하고, 다자이후 앞에 있는 떡집에서 매실 떡 샀다.
스무 개 짜리 사려고 했는데, 파는 분 말씀이 유통기한이 이틀 밖에 안 되니까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그래서 우리 식구 먹을 걸로 열 개짜리 사 왔는데, 어무이 말씀이 맛있었다고 하더라.
난 뜨거울 때 먹었는데 솔직히 매실 맛은 잘...;;;
그나저나 여기 사자상에는 새끼가 없네.
사당 나와서 걷다 보니 스타벅스도 나오고
토토로 샵도 나왔지만 패쓰.
다자이후 역까지 걸어가면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사람들 줄 서 있는 가게가 있어서 봤더니 이치란 라멘이었음.
굳이 먹을 필요도 못 느끼겠고, 맛있다는 평을 본 적이 없어서 지나가는데, 이치란 라멘 옆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맛은 잘 모르겠지만 문 살짝 열고 호객행위 하는 아주머니 나이를 감안해 보니 여기서 꽤 오래 장사한 것 같길래 들어갔다.
금액대도 무난하고, 맛도 괜찮았음.
너무 잘 먹고 나와서, 전철 타고 텐진으로 오는 중 시간이 얼마 안 됐길래 어딜 갈까... 하다가, 오호리 공원을 가 보기로 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느낀 건 어마어마한 열기와 내리 쬐는 햇빛.... 실제로 살이 빨갛게 익어서 왔다.
작년에는 불꽃놀이 보러 왔었는데, 올해는 한낮에 다 와 보고 이상한 기분으로 공원 가로질러 가는데 불꽃놀이 행사 준비중이었다.
보니까 매해 8월 1일은 항상 불꽃놀이를 하는 모양이다.
작년에 안 봤으면 억울할 뻔 했지만 봤으니까 ㅋㅋㅋ
오호리 공원에 들어가서 그 안에 있는 스타벅스를 향해 직진.
외부 사진은 없고, 실내만 찍었는데 전면 유리창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다 한국인들이었음.
이쯤 되면 무섭다;;;
텀블러 귀여운 거 하나 사려고 했는데 온수는 안 되는 텀블러밖에 없다길래 포기. 대신 일본 계절 메뉴만 먹고 왔다. 이름은 생각 안 나는데 무진장 달았던 것만 생각남.
스타벅스에서 시간 좀 보내다가,오호리 공원 호수쪽에도 진입해 보고 구경하다가 캐널 시티 분수쇼가 생각나서 다시 나카스카와바타로 돌아갔다.
마침 적당한 시간대에 도착해서 안내 방송이 나오는 걸 캐치, 3층이었나 적당한 높이의 장소로 이동해서 기다렸다.
여름 시즌이라고, 캐널시티 분수쇼는 해적 특집이었음.
이러고 애들 물놀이 하다가....
음악 빵빵 터지면서 물도 콱콱 솟구쳤다.
한 5분 좀 안되게 구경하고, 호텔 와서 짐 찾았더니 네 시.
캐리어 때문에 공항 가는 버스 물어봤는데 없댄다.
하카타로 가야 있을 거라길래 그냥 캐리어 끌고 나카스카와바타로 와서 전철 탔음.
저녁 8시 비행기인데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할 게 없었다.
3층 화장실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고, 캐리어 잠깐 대형 락카에 보관한 뒤 공항 식당라운지로 올라가서
맥주와 하카타 라멘을 먹었다 ㅋ
배고 부르고, 얼핏 슬슬 가면 체크인 할 것 같아서 아래층으로 내려와 아시아나 카운터가 어딨는지 확인하고 보관함쪽으로 갔더니 기념품 과자 가게가 있었다.
병아리 과자 사고, 외국인이라 택스 프리도 받고 캐리어 챙겨서 그 안에 넣고 카운터 가서 체크인 했다.
과자는 택스프리 받으니까 공항 면세에서 파는 거랑 같은 돈이던ㅋㅋㅋㅋ
시간 되서 비행기 타고, 타자마자 내 자리에 누가 앉아 있어서 싫은 소리 하고 출발하자마자 받은 밥 먹고-올 때랑 같은 메뉴-조금 눈 좀 붙였더니 한국이었다.
어슬렁어슬렁 다닌 것 치고 먹기도 잘 먹고 나름 잘 놀기도 한 1박 2일 후쿠오카 여행이었다.
문제는 너무 짧게 갔다 오니까 주변 사람들이 나 또 무슨 사고 쳐서 나갔다 온 줄 알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