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2016 대만

친구들이랑 대만여행-4

찰리씨 2017. 2. 1. 19:31

 

 

 

여행 3일차.

우리 떠나는 날 날씨 개는거 아니냐고, 농담 삼아 얘기했었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

저 멀리 구름이 물러가는 하늘도 그렇고, 찬란하게 내리쬐는 햇빛도 그렇고.

 

어떻게 떠나니까 날이 이렇게 좋은지....

전날이랑 똑같은 조식 메뉴를 받아 들고, 부지런히 짐정리 한 다음에 너무 늦지 않게 숙소를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제일 사장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좀 늦게 나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주어잉 역으로 출발.

해가 나니까 '너 떠나니까 날씨 맑아진다'라고 농담하길래 뭐라고 받아 친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남.

대벽력 회원 카드 돌려주니까 '굳이 안 줘도 되는데?'라고 얘기해서, 순간 그냥 받아올까라고 생각했지만 패스.

 

고속철 역에 도착해서 우리들 짐 내려주고, 여름에 만나자는 기약을 하며 헤어졌다.

올 때처럼 인터넷 결제 바우처를 들고 센터에 가서 타이페이 가는 표로 교환했는데도 시간이 남더라.

타이페이도 이렇게 날씨 맑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타이쭝을 지날 때쯤에는 이렇게 하늘이 잔뜩 흐려져 있었고, 타이페이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희한하게도 날씨가 개려는지 어쩌는지 해가 났는데도 비가 떨어져서 뭐 이런 날씨가 다 있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잠시였음.

호스텔에 짐 맡기고-A가 예약한 숙소는 스페이스 인-나왔더니 아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지나가는 택시 타고 교대식을 보기 위해 국부 기념관으로 가는데, 진짜 미친듯이 비가 오더라....

하필 내 우산을 트렁크에 넣어놓은 걸 잊어버려서 A가 챙긴 우비를 같이 썼다. 게다가 날씨까지 추움....

 

국부 기념관 도착하니 뭔가의 세트장이 설치되고 있었다. A는 저번에도 그 세트장을 봤다고 얘기했는데, 덕분에 기념관 정문이 막혀서 측면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들어가니 이미 교대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1층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2층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여긴 차라리 올라가서 보는게 더 나은 듯?

 

충렬사 교대식을 생각했더니 좀 시시하다고 해야 하나.. 날씨가 비가 와서 실내 교대식만 진행되는 건지 어쩐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교대식이 종료되고, 그 이후에는 근위병(이 배경으로 들어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우와~ 하고 몰려 들었다.

 

 

저렇게 빙 둘러싼 걸 보면 원래 실내 교대식인가 싶기도 하지만, 충렬사 교대식 말고는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만약 대만 처음 가서 교대식을 보고 싶다면 국부기념관이나 중정기념관 교대식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충렬사 교대식을 보는 것을 추천.

 

국부 기념관에서는 101빌딩이 보이길래, 그거 배경으로 사진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카메라로 J기념사진 찍어주고 친구들이랑 101로 이동. 그런데... 이놈의 비가 그칠 생각을 안 함....

 

빌딩에 도착했더니 전망대 올라가기 위한 행렬이 장난 아니었다.

이런곳도 있었나, 싶을 정도였는데 지하 식품관에서 잠깐 누가 크래커 구경하다가-대만 여행이 처음인 J는 자신의 필수 쇼핑목록을 검색해 왔는데, 그 중 누가 크래커도 있었다-시간이 되어 오피스 빌딩으로 이동.

 

한국에서 예약한 스타벅스를 올라가기 위해서였는데, 예전엔 방문카드를 주고 올라가게 했다더라.

그런데 전망대 대신 여길 오는 관광객이 한 둘이 아니게 되자 감당이 안 되었는지 예약 아니면 방문 불가! 로 방침이 변경되었다.

 

예약은 전화 예약만 가능하고, 방문 일주일 전부터만 가능하단다.

멋도 모르고 열흘 전에 전화했더니 며칠 뒤에 다시 전화해 달라고 하면서 매정하게 끊어 버리더라....

 

....그래도 다시 전화해서 예약 성공.

 

약속된 장소로 갔더니-몰라도 스타벅스 직원이 나온 곳으로 가면 된다-우리 말고도 예약 인원이 다섯 팀이었다.

직원한테 예약번호 여덟자리 불러주자 이런 걸 주었음.

 

 

예약 번호 카드....

포스트 잇 타입이었는데 버렸는지 어쨌는지 한국 오니까 안 보이더라. 굳이 갖고 있어야 될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했고.

직원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35층인가로 올라갔던 거 같다.

....진짜 오피스 빌딩이었음;;;;

스타벅스 바로 옆에 사무실들이 있었고, 내렸더니 죄다 사무실들이었다. 난 그거 보고 당황했는데 다들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최소 결제 비용이 인당 200대만 달러인데, 어떻게 200달러를 채우지? 하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음.

 

창가 쪽에 자리가 잠깐 비었길래 컵 들고 얼른 가서 찍어 봤다.

 

인당 음료 하나랑 베이커리 한 종류 시켰더니 200달러가 뭔가, 순식간에 인당 250달러는 우습게 넘어가더라.

음료 마시고, 사진 찍고 일정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잠깐 앉아 있다 나왔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방문은 비추천이다.

전망을 위해서라면 그냥 차라리 100대만 달러 더 추가해서 전망대 올라가는게 더 효율적이다. 어차피 대만 스타벅스나 한국 스타벅스나 가격대나 음식맛이나 별 차이 없는데다가, 창가 자리가 아니면 전망을 볼 수가 없어서 굳이 예약까지 해 가면서 올 필요가 있나 싶다.

 

한 시간 좀 안되게 있었던 것 같은데, 나와서 지하철 타러 고고싱.

A는 전철 얼마 안 탈 거 같다면서 유유카를 안 샀고, J는 내가 갖고 있던 유유카를 하나 줬다.

거기에 금액 충전해서 전철 타고 단수이로 고고싱.

 

 

 

전철 타고 가다 보니 이렇게나 날씨가 좋아졌다.

하늘이 저렇게 깨끗하다니, 타이페이에서는 좋은 날씨로 보낼 수 있겠구나!!!

 

...라는 착각을 할 수 있었다 -_-

 

 

그리고 오랜만에 도착하는 단수이는 겁나게 추웠다...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