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1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이화원만 갈 예정인지라 느긋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느긋하게 준비하고 나와서 짐 보관맡기고 체크아웃 완료 후 호텔 맞은편에 있는 만커피로 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공항가는 길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다
주문했더니 인형을 주길래, 아... 뭔가 많이 주문하면 인형을 주는 카페구나, 하는 착각을 했는데 진짜 착각이었음. 그냥 여기 특징이었다.
진동벨 대신 인형을 주고, 테이블에 놓아 두면 위치가 어디가 되었든 서버가 일일이 다니면서 인형색에 맞게 주문 메뉴를 가져다주는 형식.
나중에 한국 와서 찾아봤더니 이런 식의 고급화 전략으로 스타벅스와 맞먹는 중국 내 최고 커피숍 브랜드가 되었다고.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지긴 고급졌다.
각각 주문한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테.
그리고 같이 먹으려고 주문한 샌드위치와 아이스크림 와플.
먹으려고 주문한 건 맛있었는데, 커피가.... .....정말 돈 주고 왜 사 먹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맛이 없었음.
한국에서 먹는 커피 수준으로 마시고 싶으면 그냥 스타벅스 가는게 제일 나을 듯 하다.
상해에서는 스타벅스 외 가 본 카페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잡지대에 놓여 있던 잡지들 중 판빙빙이 보이길래.
저런 슈퍼마리오 버섯월드 같은 머리를 했는데도 저 미친 미모라니!! 역시 연예인!!!!
...이라는 생각을 잠시 하면서 혼자 히죽히죽 웃었다.
주문 다 완료되고 자리로 돌아간 인형들.
저거 파는 데 없나? 꽤 귀여운데 말이지....
일어나기 전에 화장실 가면서 찍은 내부 전경.
2층은 그냥 카페베네같은 느낌인데 전반적으로 레스토랑 와 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참고로 호텔 외 지역에서 가 본 화장실 중 제일 깨끗했음.
카페 앉아 있는데 비가 미친듯이 오기 시작했다.
세상에, 여행 가서 이렇게 비 오는 거 보기도 처음이고 그 비를 뚫고 구경을 가겠다고 길을 다니는 것도 처음이라 신기할 따름인데 왕푸징 역에 가기 전 기념품 가게에 들러서 선물용 악세사리를 몇 개 구입하고 다시 그 비를 뚫고 전철역으로 향했다.
약 50분 가까이 전철 타고 이동해서 이화원으로.
나갔을 때 내심 비가 그쳐있기를... 하고 바랬지만 그냥 바램에 지나지 않았음.
비가 와!! 그것도 엄청!!!!
표 사려고 들어가는데 역시나 가이드들이 달라붙는다.
얼마 내면 입장부터 시작해서 이화원 구석구석까지 안내해준다고.....
계속 달라붙길래 정중하게 거절했다. 비록 내가 중국어를 하긴 하지만 난 외국인이라서 간단한 대화 외에 너네가 하는 가이드 용어를 알아들을 자신이 없다. 미안하다, 라고.
좋게 얘기하니까 오히려 그쪽에서 더 미안해했음.
덕분에 수월하게 이화원 입장. 그리고 비는 세졌다가 약해졌다가 오락가락하면서도 절대 안 그쳤다.
비가 와서 불편하고 짜증스럽기도 했지만 참 예쁘게 잘 지어놨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아마 날씨가 좋고 혼자 왔다면 저 아래 소주거리에도 가 봤을텐데, 날씨와 시간의 압박때문에 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