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2015 북경

9월 8일-1

찰리씨 2015. 9. 18. 17:13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과 함께 북경여행을 가기로 했다.

중간에 여러가지 일도 있었지만 2박 3일이면 별 일 있겠나 싶어서, 또 한 번쯤은 누군가와 같이 떠나는 여행도 괜찮을 것 같아서 같이 계획하다가 최종 목적지를 북경으로 정했음.

 

상해를 더 한 번 갈까... 했지만, 둘이서 상해 가기에 좀 애매해서 말이지....

 

이번 여행은 김포공항에서 출발했다. 비행시간표가 김포가 인천보다 훨씬 좋아서.

 

아침에 일어나서 김포공항으로 가려는데, 캐리어때문에 택시를 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꼬였음.

내가 원래 알던 곳의 리무진 정류장이 없다면서, 기사아저씨가 자기가 장담하건데 이 정류장에서 타야 김포 갈 수 있다고 해서 내렸더니 아저씨가 틀렸다.

김포는 커녕 김포 근처도 가지 않는 인천공항 직통 버스 정류장이었음.

화내기에는 이미 택시는 바이바이~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두 번쨰 택시를 탔더니 이번 기사 아저씨는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쯤되니 슬슬 열이 받기 시작하는데, 세 번째 탄 택시 아저씨가 이리저리 가더니 리무진을 제치고 김포공항까지, 그 어마어마한 교통혼잡을 헤치고 날 무사히 데려다줬다.

 

감사해요 세번째 택시기사 아저씨....

 

공항 도착해서 대강 인간의 몰골을 만들고, 탑승수속 마치고 면세품 인도받고 비행기에 탔다.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북경에서도 이 날씨가 계속 될 것 같더라.

 

 

 

 

그러고보니 중국적기 비행기도 처음 타 보는 듯?

 

 

김포에서 출발하니까 좋은 점은 시내가 보인다는 것.

떠오르는 비행기 너머로 남산타워가 보였다. 아, 하늘에서는 거리가 꽤 가깝구나....

중국국제항공은 얼마나 엄격한지 모든 전자기기의 전원을 '반.드.시' 꺼 달라고 하는 항공사였다. 법적으로 기내모드로 해도 상관없다고는 하는데 어디까지나 항공사 재량이라서.

저번 상해 여행때도 느낀거지만 굳이 필요한게 아니면 하늘에서는 전화통화도 안 되는데 굳이 기내모드로 할 필요도 못 느껴서 전원 오프시키고 잠깐 졸고 있었더니

 

 

뭔가 시끌시끌하다가 좀 덜컹거린 끝에 기내식이 나왔다.

밥이 나올거라는 생각은 안 했는데... ㅋㅋ... ㅋㅋㅋㅋ ㅠㅠ

 

 

치즈비린내가 엄청 끝내주는 이상한 샌드위치도 아니고 토스트도 아닌것이 기내식으로 나왔다.

비행 일정이 짧아서 기내식 제공 안 한다면서. 상해 갈 떄는 밥 나왔었는데....

 

그런데 비행일정이 진짜 짧긴 짧았다.

이륙한지 40분만에 북경 하늘에 도착했다.

 

 

 

참고로, 비행기 창이 저런게 아니라 진짜 하늘과 북경 대기층이 저렇게 선명하게 분리되어 있었음.

 

세상에, 스모그스모그 하긴 했지만 저 밑에 내려가면 정말 장난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그냥 될 정도로 회색 공기층이 엄청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마스크는 안 쓰고 다녔다. 난 메르스나 황사때도 마스크 안 끼고 다닌 여자라서, 몸에 안 좋다는 건 알지만 딱히 민감한 건 아니라 마스크는 잘 안 쓰게 된다.

 

 

중국국적기도 처음 타 봤지만 이제까지 비행하면서 게이트가 아닌 계류장에서 내려보기도 처음.

정말 생소한 경험이었는데, 같이 동행한 일행은 일본 갈 때마다 이렇게 내렸다고 했다.

 

계류장에서 버스 타고 게이트로 올라와 입국심사대로 향하는데, 공항이 엄청나게 컸다.

최근에 지었다는  T3 터미널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대와 수하물찾는 곳까지 가는 길도 그만큼 길었다. 3일동안 북경에서 지내는동안 잠시 이 길이를 잊는 바람에 하마터면 귀국 비행기 못 탈 뻔했지... ;;;

 

 

얼마나 크게 지었는지 이미그레이션 구역에 분수대 있는것도 처음 봤음.

어디서 솨솨솨솨 물소리가 나서 봤더니 꽤 큰 분수가 가열차게 가동 중.

 

 

짐 찾는곳에 있던 앙증맞은 찻잔 모양의 조형물.

앙증맞게 생겼지만 저거 잘못해서 무너지면 사람 대여섯은 너끈하게 깔릴 수 있는 크기였음....

캐리어 찾고 짐 부피 좀 줄이려고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데, 마약탐지견으로 활동하는 공항경찰견(중국표현으로는 공안견) 비글종이 다가와 코를 킁킁거렸다.

아이쿠, 귀여워~ 하지만 공무집행중인 공무원 신분의 개라 촬영이 안 되는것이 아쉬웠다.

 

그 뒤로는 사진을 못 찍었는데 동직문까지 가는 공항특급열차를 타고(25위안) 동직문에 가서 IC카드 만들어서 지하철 타고, 짐 낑낑거리면서 끌고 덩시구 역에 온 뒤 호텔을 우선 들어갔다.

원래 계획대로 호텔에 우선 짐을 맡기고, 전취덕에 가서 오리고기를 먹은 뒤 천안문과 고궁을 관람한다.... 가 오늘의 계획이었지만, 짐부터 맡기고 택시 타서 천안문 근처까지 온 뒤 바로 천안문과 고궁 관람.

 

둘 다 비행기에서 먹은 이상한 치즈토스트 말고 아무것도 못 먹은 상태였지만 너무 안 먹어서 그런지 배고프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서 그대로 관람 시작했다.

그리고 내 선글라스는 고궁 들어간 직후 벗은 뒤 한 번도 쓸 일이 없었다.

 

망할 북경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