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8-여섯째날(2)
가로질러가면서 대강 눈으로 뭐가 있나 훑어봤는데, 전부 먹거리들+식당+기념품(?)등등...
한참 그렇게 가고 있는데 분명 선크림을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드러나 있는 목덜미라던가 팔이 뜨끈뜨끈해지고 있었다. 그것도 따가울 정도로.
그렇게 가로질러 갔는데 이런게 눈에 들어왔다.
....바닷가라서 게???
매우 큰 사이즈. 한 2미터 정도 되려나??
그리고 그 뒤로 무한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까만 모래사장과 파란 바다.
겨울이라 그렇게까지 맑은색은 아니었지만 정말 뛰어들고 싶게 만드는 그런 바다가 파도치고 있었고, 둘러보고 있으니 서핑준비를 하는 한 떼의 사람들을 보고 더욱 자극이 오더라.
그래서....
생각같아서는 옷이고 뭐고 상관없이 뛰어들고 싶었지만 겨우 참고 바지만 걷어올렸다.
모래사장이 너무 부드러웠다. 폭신폭신한 감이 느껴지는데 마침 파도가 솩, 하고 밀려 들어왔다.
그렇게 한참 좋다고 깔깔대면서(다시 한 번 상기시키지만 나 혼자 여행 중) 바다랑 모래사장이랑 번갈아가면서 뛰댕기고 있으니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
참고로 대만은 겨울.
반팔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두꺼운 '겨울점퍼'를 걸치고 한 쪽에서 춥다는 듯 웅크리고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부산 해운대에서 2월 중순에 반팔 차림에 맨발로 바다로 뛰어드는 형국이랄까.... -_-;;
아쉽지만 바닷가에서 나왔다.
바닷물이 마르면서 다리고 발이고 까만 모래알갱이들이 잔뜩.
이대로는 신발신기 어려우니까, 마침 바로 앞에 샤워시설이 되어 있어서 거기서 대강 씻을 수 있었다.
마무리하고 나와서 간 곳은 치진바닷가 옆에 있는 관광시장.
우리나라 중부시장이나 다른 건어물시장과 별 차이는 없었다.
건어물 파는것은 대강 비슷한 품목들이었고, 가끔 여기거 대만이라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함인지 특산품 같은 것이 있었지만 크게 한국어시장과 다른 건 모르겠다.
아, 중국사람들이 많았다. 확실히.... ;;;
어시장 한 번 슥 둘러보고 나와서 페리선착장으로.
가는 도중 이것도 먹어주고.
오... 오징어 구이 양념!! 그것도 반건오징어!!! +ㅂ+
작은 거 두 마리가 150NTD, 큰 거 한 마리가 100NTD였나?? 긴가민가...
여하간 가격대면에서 크게 차이 없어서 큰 거 한 마리 시켜서 먹었는데, 꼬치상태로 먹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구운 것을 꼬치를 빼고 잘게 잘라서 양념을 묻혀주고 봉지에 담아주더라.
짭쪼름하니 맛있었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먹고 싶은건 많았는데 까오숑 선착장에서 배 타기 전에 먹은 만두빵 두 개가 여태 소화되지 않고 있어서 오징어로 끝.
그리고 치진을 벗어나서 시즈완으로 돌아왔다. 다음 목적지는 옛영국대사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멀지는 않아 보여서 택시로 이동했다.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몰라서 가이드북에 있는 지명을 기사에게 보여줬더니 단박에 콜.
뭐, 워낙 유명한 관광 포인트 중 한 곳이니까.
선착장에서 한 5분 정도? 그렇게 걸려서 도착하긴 했는데....
...여긴 어디냐???
분명 계단은 내가 가이드북에서 본 것이 맞는데, 저 빨간 글씨로 'XX사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 있는 저것은 뭐지??
설마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계단이 여기 말고 또 있나??
혹시나 싶어 주변을 둘러 봤는데 아무리 봐도 표지판은 이곳이 그곳이라고 가리켰고, 사람들도 연신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할 수 없이 계단을 올라갔는데 처음 보인 것은 이것.
역시 사찰이었나?!!! 이런 곳까지 사찰이 들어오다니 언제 들어온거야?!!
이 사찰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잖아!!!
그리고 바로 그 옆에 옛영국대사관 건물이 서 있었다.
맞게 오긴 한 거였다.
생각보다 아담한 것 같으면서도 넓은 규모를 가진 옛 영국대사관과 사찰 사이에 작은 길이 있었는데, 이곳으로 들어가면 노천카페형식으로 꾸며져 있었고, 거기서 쉬는 사람들도 상당수 볼 수 있었지만 난 배가 부르니까 패쓰.
건물에서 멀리 내다보이는 풍광이 대단했다.
그리고 안에는 벽면마다 어떻게 유럽에서 대만까지 흘러 들어왔는지, 옛 유럽사람들이 생각한 아시아인들이란?? 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되어 있었다.
글만 제대로 해석해서 읽는다면 꽤나 알찬 내용들.
뭔가 환상을 지니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그 당시 유럽인들에게 있어서 아시아라는 지역이)에 대한 공포도 적절히 섞여 있는 환타지소설같은 설정이었다.
옛영국대사관을 나와서 향한 곳은 몽시대. 일명 드림몰.
올 때와 달리 갈 때는 버스를 이용했다.
기다리면서 멀리 보이는 치진등대를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