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2012대만
2012.02.14-둘째날:태로각 협곡(3)
찰리씨
2012. 3. 15. 00:40
티엔샹에서 연자구로...
연자구(옌쯔커우)는 차 주차를 못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을 먼저 내려주고, 그 다음에 차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방식인데 어차피 길이가 그닥 길지 않아서 문제될 것은... 음.
무늬만 연자구가 아니었다.
가는 도중 '혹시나... '하고 올려봤는데 럭키!!! 제비 발견!!
그것도 두 마리나!!!
연자구 구경을 다 마치면 출구쪽에 기념품 가게를 겸한 주차장인지, 주차장을 겸한 기념품 가게인지가 나온다.
그리고 많이 억지스럽긴 하지만 아래쪽의 흰 바위가 인디언 추장을 닮은 바위라고 하는데, 확실히 그럴싸 해 보이기는 해...
나중에 간 예류도 그렇지만 태로각도 믿기지 않을 만큼 신기한 곳이라는 생각.
옌쯔커우에서 벗어나다보니 도로통제를 하고 있는곳이 있었다.
저번 여름 태풍때문에 무려 8톤이 넘는 바위!! 가 떨어져 있었던 것.... 게다가 이 바위뿐만이 아니라 자잘자잘한 낙석사고가 끊이지 않아서-특히 구곡동(지우취똥)에-언젠가는 태로각도 폐쇄될지 모른다는 얘기를 하더라...
.....아아.... ;ㅁ;
이래서 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지.
태로각에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타이야족을 형상화 한 석상.
물론 지금은 산 속에 살지 않는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화련 어딘가를 중심으로 해서 사방에 흩어지듯 부락이 집결되어 있다고 하는데(개발되는 바람에 강제 이주?? 뭐 그 비슷한 것) 타이야족이 가장 사나웠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협곡내의 부족들은 상대방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아서 경계를 밟은 외부사람은 무조건 참수.
그래서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불과 90여년 전) 멋 모르고 산 속에 발을 들인 외부인&외국인은 전부 참수됐었더란다.
대만도 일본식민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일본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살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멋도 모르고 타이야족의 영역을 침범했다가 목이 잘린 사건이 신문에도 실렸었단다. 그리고 그 신문을 봤다.
적나라하게, 모자이크 처리조차 되지 않은 참수된 사람 머리와 그 뒤에서 조롱하듯 서 있는 타이야 족 원주민 남성 둘의 사진과 더불어 그 밑에 깨알같이 실린 신문기사들...
.....참,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이 다음엔 또 어디를 가려나, 싶었는데 이것으로 태로각 협곡 투어 끝(응??)
동서 횡단도로와 태로각으로 빠지는 길을 구분하기 위해 저런것을 설치.
사자상이 있는 바닥은 전부 태로각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동.식물을 형상화 한 벽돌이 끼어져 있었다.
암사자는 새끼를 밟고 있던가... 아마 그럴거다.
지나가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짧은데, 이때는 산세에 취해 있어서 아쉬운 줄도 몰랐다.
그리고 버스에 오르려는데 또 다른 대형버스가 오더니 중국인 단체 하차.
열 대여섯명 밖에 되지를 않는데 그 단체를 이끄는 대만가이드 아저씨가 애를 먹더라. 말을 안 들어;;;
사진 한 장 찍는데 한 5분은 걸린 것 같았다. 보면서도 다들 '불쌍해... '라는 반응.
그러거나 말거나 여행센터 버스를 타고 태로각을 벗어나 향한 곳은...
...난 이때까지만 해도 바로 치싱탄으로 갈 것이고, 치싱탄을 한 바퀴 둘러보고 화련역으로 갈 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행센터라길래 국가에서 운영하는 그런것이라 생각한 내가 바보인건지, 아니면 여기가 외국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한국처럼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도 이런곳이 있는지 잘 모르겠으나...
사이즈가 크기도 했지만, 사람이 얼마만큼 집요해지는지 보여주는 결과물이랄까... ;;
1억년 된 종유석으로 만든 대만최대크기꽃병이란다... ;;;
아무리 화련이 대리석 및 기타 특수 석재들이 많이 난다지만 이런식으로 마구 남획해도 되나??
일부러 그린게 아니고 장미석이라는 돌 자체가 저런 무늬를 가지고 있댄다. 그래서 주로 책 모양으로 많이 만든다고.
대리석 공장&토산품 센터가 치싱탄으로 가기 직전의 경로에 들어가 있었다.
일종의 가이드 매출을 올려주기 위한 쇼핑센터라고 해야 할지... 기사 아저씨가 센터에서 사용가능한
할인쿠폰도 주더라.
이렇게 되니 모두들 어이없다는 반응. 근데 그 뒤에 이어진 기사아저씨의 말이 더 압박스러웠다.
'필요없으면 안 사도 되니까 부담갖지 마시오'
...솔직히 이 말이 더 부담스럽지;;;
손님들이 들어오니 활기를 띈 쇼핑센터 직원들도 더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 근데 내가 대만에서 내내 비녀를 꽂고 다녔는데(편해서), 이게 별 거 아니지만 '산호'찌끄래기로 장식한 비녀다.
대리석 공장 직원들이 급 관심을 가지면서 '예쁘다' '어디서 샀냐' '근데 너 안 춥냐, 한국은 대체 어떻길래?' 등등 질문공세.
말이 대강은 통하니까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본의아니게 나 혼자서 센터 안을 돌아다니게 된 결과로 이어졌다.
그런데... 확실히 사는 사람이 있으니까 운영이 되는거지, 아니면 공장 따위 있을 이유가 없겠지.
화련에 꽤 많은 공장들이 쇼핑센터를 겸해서 운영되고 있는데, 팔려나간 물건들에 붙은 메모를 보면 전부 '중국사람'이 고객이다. 그것도 자잘한 작은 것들이 아니라 사람 키보다 더 큰 삐까번쩍으리한 것들만.
역시 요즘은 중국 고객이 대세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깨우쳐주게 만든 사건.
대리석공장에서는 300NTD짜리 장미석 핸드폰 액세서리를 구입했다(이건 우리 엄마꺼)
그리고 토산품 코너에서는... 솔직히 펑리수같은 건 따로 생각해 둔 바가 있기 때문에 '건 망고'스낵.
여기서도 이것저것 좀 짜잘하게 많이 받았는데, 기사아저씨가 자기가 하는 말 다른 한국 부부들에게 통역해 준 거 고맙다고 나한테 이것저것 좀 많이 앵겨줬다. 그거 까오숑 가서도 실컷 먹을 정도로 많았지.
건망고 사고 나오는데 이런 게 있었다.
약수물이라고 해야 하나??
사찰에나 가면 있을 법한것이 평지에 떡, 하니 놓여 있어서 깜놀... 그리고 물맛이 궁금해서 마셔봤다.
물 나오는 꼭지가 따로 있는 건 생각도 못 하고, 대나무 국자 들어서 '떠' 마셨는데 마신 뒤에 옆에 있는 안내판을 봤더니 '고인 물은 마시지 마세요'래;;;
왁!! 그럼 어쩌라고!! 했는데 바로 아래쪽에 페달이 있었다.
....이래서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하는거겠지. 그리고 물맛은 그냥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