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2010대만
[대만] 2010.3.7-2
찰리씨
2011. 9. 22. 21:49
목적지는 시먼띵에 있는 청핀슈띠엔(誠品書店).
그러려면 일단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가이드 북 두 개에는 중정기념당에서 곧바로 시먼까지 가는 MRT노선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개통되어 있었다.
...100배 즐기기나 지하철 탐험이나 개뿔... 쓰레기통에나 버려버릴까? 했는데 아직도 갖고 있다는 거;;;
어찌되었건 지하철로 가려는데 가볍게 가디건만 걸친 나와는 달리 꽤 현지복장에 충실한(따뜻하게 입은) 아가씨가 내게 다가온다. 음? 난 대만사람 아닌데???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려는데 이 아가씨가 나를 붙잡았다.
'Um... Where is station?'
지쳐보이는 영어, 그리고 지친 표정,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한국어로 된 대만 가이드북.
한국사람이었다. 그것도 나처럼 혼자 대만에 온.
'어디 가시려고요?'하고 바로 한국말로 물어보니까 그때 이 아가씨 주변으로 후광이 몰아치더라.
얼마나 반가웠으면 이럴까 싶어 눈물이 나는데, 문제는 아가씨가 찾는 전철역이 아가씨 바로 뒤에 있었다는 것.
나야 그쪽으로 나와서 알고 있었지만 이 아가씨는 다른 루트쪽으로 왔기 때문에 음악당 뒤에 숨은 전철역을 찾지 못 해서 헤매고 있었고, 잠깐이지만 전철역까지 동행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아가씨는 타이페이로, 난 시먼으로.
시먼띵에서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 보고 싶었는데 우선은 청핀슈띠엔으로.
그런데 생각지 못 한 난관에 봉착했다.
시먼에 있는 청핀슈띠엔은 서점이 아니라 복합 쇼핑몰이었던 것.
서점은 아예 없고, 의류 및 종합 악세사리를 취급하는 문화공간이었기 때문에 애초 책 같은 것은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아 놔, 중정기념당 서점 아가씨 진짜... !!!!
분노가 화르륵, 치솟았는데 어쨌든 시먼에도 서점이 있긴 있던 모양이다.
문제는 내 중국어가 짧아서 쇼핑몰 안 직원 설명을 제대로 이해 못 하고 이리저리 헤매는 바람에 전~ 혀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었으니....
그 결과가...
타이페이 우유 대왕.
꽤 유명한 체인점으로 대만식 스무디킹으로 보면 편할 것 같은데, 다리도 아팠고, 목도 말라서 휴식 좀 취할 겸 들어가서 딸기 주스를 주문하고, 벽에 붙어있는 저 웃기지도 않은 소 조형물을 찍었는데 저 부조물...
엄청 크다. 벽면 하나를 통채로 장식하고 있는 정도.
하지만 딸기주스는 맛있었엉~ 'ㅂ'
건더기가 살아서 입안 가득 씹히는 느낌??
주스 마시고, 나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니 유명 관광지역에서는 살짝 빗겨난 뒷골목에 와 있었다.
어찌됐건 대만. 길이 곧게곧게 뻗어 있어서 다니기는 편하다.
한참 또 다니다보니 배가 고팠다.
마침 눈에 들어 온 가게가 야러우피앤. 여긴 시먼띵 한복판이라기 보다 좀 외곽 큰 길가에 위치한 집인데 오리고기가 아닌 거위고기를 파는 집.
먹고 싶었는데 사람도 많고, 혼자 먹기에는 너무 옹골찬 양인 것 같아서 포기하고 들어간 곳이...
전형적인 대만음식을 판매하는 분식집이었다. 남대문 골목분식점 같은 그런 느낌.
아래사진에 있는 것은 러우위앤(肉元)이라고 하는 음식.
커다란 만두피같은 포장 안에 이런저런 건더기가 듬뿍 들어가 있는데 어라? 냄새와 달리 그럭저럭 먹을 만 했고 맛도 괜찮았지만 문제는 위 사진에 있는 어묵모듬같은 거...
도저히 못 먹겠더라;; 한국 어묵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치고 반 이상이나 남기고 나왔다.
가격도 비쌌는데... ;ㅁ;
이렇게 두 개(실제로는 한 개 반) 먹었더니 배도 차고, 시먼띵에 왔으니 목적 하나를 더 달성하기 위해 향한 곳.
삼남매 빙수집!!
첫 방문 때 먹어보고 그 맛을 잊지 못 했었다!
그 때는 복숭아 빙수를 먹었는데 이번에 갔더니 망고 빙수가 된대!! 그래서 망고빙수를 먹었어!!
그리고 두 번 다시 망고 빙수는 안 먹을래!!!<-응??
밥 먹어서 배도 채웠겠다, 빙수로 입가심도 했겠다...
이후부터는 느긋하게 시먼띵 구경. 근데 솔직히 구경할 건 없었다;;;
시먼띵을 벗어나면서 마지막으로 찍은 시먼홍러우.
게임 베타버전 광고중이었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시먼홍러우 안에 들어갈 수 있다더라... ;;
다음엔 꼭 가야지;;;